솔제니친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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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제니친이 미국 망명 시절 한 대학에서 소련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의 강연을 하고 있다.[중앙포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소련의 대표적 반체제 작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에게 러시아 최고 권위의 국가 공로상을 수여했다.

솔제니친(89.사진)은 스탈린의 공포정치에 대한 신랄한 비판에 대한 평가로 '러시아의 살아있는 양심'으로 추앙받아온 인물이다.

12일 러시아 독립기념일을 맞아 크렘린궁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푸틴 대통령은 "수많은 세계인들이 솔제니친의 이름과 작품을 러시아의 운명 그 자체와 연관짓고 있다"며 "그는 자신의 학문적 탐구와 탁월한 문학작품으로 평생 조국에 헌신해 왔다"고 치하했다.

몸이 불편해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솔제니친은 사전에 비디오로 촬영한 수상 소감을 통해 "내 작품을 통해 소개된 잔인하고 혼란스런 시절을 겪은 사람들과 이들 삶의 모습이 국민들의 기억과 의식 속에 각인되길 바란다"며 "우리의 쓰라린 경험이 혹시 재발할 지도 모를 사회적 혼란기에 파멸적 결과를 막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솔제니친은 스탈린 시절의 폭정과 사회주의 소련의 실상을 고발한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암병동' 등의 작품으로 1970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이후 강제노동수용소의 내막을 폭로한 '수용소 군도'를 국외에서 출판한 것이 문제가 돼 74년 강제 추방당해 미국에서 망명생활을 했다. 94년 20년 간의 망명생활을 마치고 러시아로 돌아온 뒤엔 정치 활동을 접고 집필에 몰두해 왔다.

공포정치의 상징인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에서 근무했던 푸틴은 시상식이 끝난 뒤 모스크바 북동쪽 외곽에 있는 솔제니친의 자택을 직접 찾아갔다.

휠체어를 탄 허약한 모습의 솔제니친은 현관까지 나와 "당신이 온 것을 높이 평가한다. 업무가 넘쳐 날 텐데 어떻게 여기까지 왔느냐"며 그를 반겼다. 대통령과 작가의 만남은 TV를 통해 러시아 전역에 방영됐다.

솔제니친은 98년 보리스 옐친 당시 대통령이 80회 생일을 맞은 그에게 공로 훈장을 수여하려하자 "조국을 파국으로 이끈 정권이 주는 상은 받지 않겠다"며 거부한 바 있다. 이번에 상을 받음으로써 그가 푸틴 정권에 대한 지지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푸틴이 작가에게 상을 주고 집에까지 찾아가는 성의를 보인 것도 자신의 권위주의적 통치 스타일에 대한 국내외의 비판을 무마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날 솔제니친과 함께 과학, 예술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 11명도 공로상을 받았다. 92년 제정된 국가 공로상은 옛 소련 시절 최고 영예인 스탈린상과 레닌상을 계승한 것이다.

유철종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소련의 대표적 반체제 작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에게 러시아 최고 권위의 국가 공로상을 수여했다.

솔제니친(89.사진)은 스탈린의 공포정치에 대한 신랄한 비판에 대한 평가로 '러시아의 살아있는 양심'으로 추앙받아온 인물이다.

12일 러시아 독립기념일을 맞아 크렘린궁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푸틴 대통령은 "수많은 세계인들이 솔제니친의 이름과 작품을 러시아의 운명 그 자체와 연관짓고 있다"며 "그는 자신의 학문적 탐구와 탁월한 문학작품으로 평생 조국에 헌신해 왔다"고 치하했다.

몸이 불편해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솔제니친은 사전에 비디오로 촬영한 수상 소감을 통해 "내 작품을 통해 소개된 잔인하고 혼란스런 시절을 겪은 사람들과 이들 삶의 모습이 국민들의 기억과 의식 속에 각인되길 바란다"며 "우리의 쓰라린 경험이 혹시 재발할 지도 모를 사회적 혼란기에 파멸적 결과를 막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솔제니친은 스탈린 시절의 폭정과 사회주의 소련의 실상을 고발한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암병동' 등의 작품으로 1970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이후 강제노동수용소의 내막을 폭로한 '수용소 군도'를 국외에서 출판한 것이 문제가 돼 74년 강제 추방당해 미국에서 망명생활을 했다. 94년 20년 간의 망명생활을 마치고 러시아로 돌아온 뒤엔 정치 활동을 접고 집필에 몰두해 왔다.

공포정치의 상징인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에서 근무했던 푸틴은 시상식이 끝난 뒤 모스크바 북동쪽 외곽에 있는 솔제니친의 자택을 직접 찾아갔다.

휠체어를 탄 허약한 모습의 솔제니친은 현관까지 나와 "당신이 온 것을 높이 평가한다. 업무가 넘쳐 날 텐데 어떻게 여기까지 왔느냐"며 그를 반겼다. 대통령과 작가의 만남은 TV를 통해 러시아 전역에 방영됐다.

솔제니친은 98년 보리스 옐친 당시 대통령이 80회 생일을 맞은 그에게 공로 훈장을 수여하려하자 "조국을 파국으로 이끈 정권이 주는 상은 받지 않겠다"며 거부한 바 있다. 이번에 상을 받음으로써 그가 푸틴 정권에 대한 지지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푸틴이 작가에게 상을 주고 집에까지 찾아가는 성의를 보인 것도 자신의 권위주의적 통치 스타일에 대한 국내외의 비판을 무마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날 솔제니친과 함께 과학, 예술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 11명도 공로상을 받았다. 92년 제정된 국가 공로상은 옛 소련 시절 최고 영예인 스탈린상과 레닌상을 계승한 것이다.

유철종 기자 cjyo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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