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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로 돈몰린다/여유돈·외화자금 등 유입/예탁금 연중 최고치 육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종합주가지수가 5개월여만에 한때 6백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달 이후 시중에 남아도는 자금이 급격하게 증시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에 자금이 남아돌고 채권수익률 등 실세금리가 계속 떨어지자 그동안 채권이나 고금리 상품에 들어가 있던 자금이 빠르게 증시로 들어와 전체 주가를 들어올리는 금융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들도 최근들어 증시개방 이후 가장 많은 주식을 매입하고 있으며,주식매입을 위한 외화자금은 지난 24일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총 유입액이 15억달러를 넘어섰다.
고객들이 증권사에 맡기는 예탁금은 김우중대우그룹회장의 대통령 출마설 파문 등 장외변수의 불안감이 여전함에도 불구하고 지난주에 하루 평균 4백43억원씩 2천6백58억원이 늘어나 올들어 연중 최고치(9월3일 1조7천1백72억원)에 근접하고 있다.<그림참조>
이같은 예탁금 증가는 마땅히 갈곳이 없는 시중 여유자금이 들어오는데다 최근 채권수익률이 연13% 대에서 계속 낮아져 연12%대에 진입하는 등 5년전 수준으로 떨어지자 일반 법인이나 개인들이 갖고있던 채권을 팔아 주식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에는 보유채권을 판 개인이나 법인이 다시 채권을 사왔었으나 8월 정부의 증시부양책 이후부터 시작해 최근에는 주식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금융기관을 뺀 일반기업들은 지난달 4천4백86억원어치의 채권을 사들인 반면 팔아치운 것은 6천1백38억원어치로 이 차액 1천6백52억원 가운데 상당액이 주식매입에 쓰여진 것으로 보이고 있다.
외국인의 주식매입을 위한 외화자금은 24일 하루에만도 5천만달러(3백86억원)가 들어와 올초 증시개방 이후 가장 많았다. 이에 따라 올들어 24일까지 들어온 외화자금은 총15억8백만달러(1조1천7백62억원)에 이르렀으며,지난주에 포철 등 국민주와 시중은행 및 저가 대형제조업 주식을 중심으로 1천2백6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등 최근들어 활발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의 주가급등은 지난 14일부터 외국인 투자가 허용된 포철주식과 내달에 허용될 한전 등 국민주의 상승이 주도했다. 이 두 주식은 물량이 많아 전체 시가총액중 차지하는 비율이 16.7%로 종합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두터운 매물벽이 도사리고 있는 지수 6백선을 27일 한때 돌파하자 일단 본격적인 금융장이 온 것으로 보고있다. 증권전문가들은 그러나 워낙 급격한 오름세라 일반 투자자들 입장에선 경계를 늦추지 않는 신중한 투자를 해줄 것을 충고하고 있다. 대통령선거까지 정치불안 요인이 여전히 남아있으며 실물경제도 아직까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이재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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