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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참모습 흑인에 알리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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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한·흑간 갈등해소를 위해서는 우선 서로간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이번에 한국에 오게된 것도 한국과 한국인을 배워 흑인 사회에 정확히 알리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한국프레스센터 초청으로 17일 미국 LA 거주 흑인지도급 인사로 구성된 사절단 24명을 이끌고 한국을 찾은 미국 와츠재단 총재 클라이드오든씨(54)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경제·사회·문화 등 많은 분야에 걸쳐 한국을 바로 알고 한국인들도 흑인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 한·흑간 갈등해소의 실마리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든씨 일행의 방문은 4월 발생한 「LA사태」이후 표면화된 한·흑 갈등 및 재미교포사회의 미국 내 입지 등과 관련해 재미교포와 미국 내 타 소수민족, 특히 흑인사회와의 유대강화가 절실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오든씨는 LA사태 때 처음부터 한국인을 공격대상으로 삼았다는 국내의 일부 시각에 대해 『사고발생 지역이 우연하게도 한국인이 많이 사는 곳이었을 뿐 계획적인 것은 아니었다』며 『바로 이 같은 그릇된 인식이 양 민족간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사태이후 아직까지 한·흑 관계는 긴장상태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는 소수민족간 공존이라는 차원에서도 하루빨리 해결해야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국인은 흑인에 대해 그릇된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한국에 거주하는 선교사나 미군 등을 통해 부정적 시각을 갖게 되고 미국으로 이주해 와서는 신문·TV등 언론 매체를 통해 백인의 시각에서 보는 흑인관을 배우게됩니다.』
오든씨는 한·흑간 갈등의 원인을 나름대로 분석하고 『한국인이나 흑인은 다같이 이민족의 핍박을 받았다는 점에서 동질감을 찾고 두 민족이 서로 힘을 합친다면 미국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민족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레어 몬트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64년 버클리 의대에서 의학박사학위를 딴 오든씨는 79년부터 지금까지 LA지역 최대 흑인재단인 와츠재단 총재로 일해오면서 흑인 인권운동가로, 목사로 이 지역 흑인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 목사 18명, 언론인4명, 사회단체 대표 3명 등으로 구성된 오든씨 일행은 23일까지 국내에 머무르면서 주요 교회들을 방문, 설교하고 판문점·박물관·산업체 등을 시찰한다. <정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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