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환 대표
벤처기업이었던 다우데이타에 입사해 13년째 일하고 있는 이진환(52) 대표는 "소프트웨어 유통사업은 좋은 제품을 안정적으로 개발.공급해 주는 고객사와 이 제품을 헌신적으로 판매해주는 협력사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다우데이타는 다우기술의 소프트웨어사업부에서 분사해 국내 지사가 없는 외국계 SW회사의 총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96년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총판이 되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고, 이 분야 선두업체로 떠올랐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 어도비시스템즈, 오토데스크 등 20여 개 글로벌 SW기업과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판매방식은 협력사(Reseller)를 통한 간접판매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대표는 "파워 리셀러 300여 곳을 포함해 1000여 개 회사를 파트너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SW유통사업의 핵심은 고객과 협력사 사이에서 얼마나 신뢰를 구축했느냐에 달렸다"며 "신뢰는 영업력과 고객 대응력, 시장 분석 능력 등 전문성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우데이타 매출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MS와는 벌써 10년 넘게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얄궂은 질문을 던졌다. "만약 MS가 등지면?" 이 대표는 "계약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우리에게 채권 문제 등 특별한 하자만 없으면 그럴 일은 없다"고 자신했다.
자타가 인정하는 SW유통사로 성장했지만, 증시에서 다우데이타는 늘 소외주였다. 회사는 안정적이었지만 이렇다할 매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낮은 영업이익률도 문제였다. 최근 4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2.8%. '상장 후 8년 연속 흑자기업'이라는 자랑이 무색할 만큼 박한 마진율이다. 이 점은 이진환 대표에게도 큰 고민이었던 모양이다. 이 대표는 "SW유통 구조상 마진이 적을 수밖에 없다"며 "직접 SW개발에도 나서봤지만 결국 접었다"고 말했다.
그런 다우데이타가 올 상반기 증시에선 주목받는 주로 떠올랐다. 계열사 간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지주회사'가 되면서부터다. 원래 '다우 계열'은 모(母)회사 격이던 다우기술(코스닥 상장)이 다우데이타 지분 49%를 보유하고, 다우데이타는 창업자인 김익래 회장이 최대주주인 다반테크(장외 계열사) 지분 31%를, 또 다반테크는 다우기술의 지분 25%를 보유하는 순환출자 구조였다. 다우기술은 키움증권, 한국신용평가정보 등의 계열사를 거느렸다.
그러다 지난해 8월, 다우기술이 보유하고 있던 다우데이타의 지분을 전량 김익래 회장에게 매각하고, 다우데이타는 다우기술의 최대주주였던 다반테크를 100% 자회사로 편입시키면서 실질적인 지주회사가 됐다. 올 4월에는 다반테크를 아예 합병해 지배구조를 확고히 했다. 결과적으로 다우데이타는 다우기술, 키움증권, 한신평 등을 우량 자회사.손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올해에만 약 130억원의 지분법 평가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다우데이타가 지주회사가 된 만큼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두는 두 가지다. 신규서비스 창출과 인수.합병(M&A)이다. 이 대표는 "기존의 단순 유통보다는 SW컨설팅과 전문화된 IT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략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경쟁력 있는 SW개발사를 인수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다우데이타의 궁극적인 목표는 소프트웨어 업계의 월마트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우 계열은 다우데이타 지분 45.89%를 갖고 있는 창업자 김익래 회장이 계열사 전체를 총괄하지만 주로 키움증권.한신평 등 금융 부문에 주력하고, 이 대표가 지주회사인 다우데이타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김태윤 이코노미스트 기자, 사진=안윤수 기자
-설립:1992년
-본사:서울 대치동
-직원수:137명
-관계사:다우기술, 키움증권, 한신평정보, 다우엑실리콘 등
다우데이타에 대한 좀 더 상세한 내용은 중앙일보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