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중견기업] "마이크로소프트는 10년 고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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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환 대표

다우데이타는 소프트웨어(SW) 개발업체들이 만들어놓은 소프트웨어를 팔아주는 회사다. 1992년 국내에선 거의 존재하지 않았던 소프트웨어 유통사업을 시작한 이래 지난해 112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이 분야 1위에 올랐다. 99년에는 소프트웨어 유통업체로선 처음으로 코스닥에 입성했고, 코스닥 등록 이후 8년 연속 흑자를 자랑한다.

벤처기업이었던 다우데이타에 입사해 13년째 일하고 있는 이진환(52) 대표는 "소프트웨어 유통사업은 좋은 제품을 안정적으로 개발.공급해 주는 고객사와 이 제품을 헌신적으로 판매해주는 협력사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다우데이타는 다우기술의 소프트웨어사업부에서 분사해 국내 지사가 없는 외국계 SW회사의 총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96년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총판이 되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고, 이 분야 선두업체로 떠올랐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 어도비시스템즈, 오토데스크 등 20여 개 글로벌 SW기업과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판매방식은 협력사(Reseller)를 통한 간접판매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대표는 "파워 리셀러 300여 곳을 포함해 1000여 개 회사를 파트너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SW유통사업의 핵심은 고객과 협력사 사이에서 얼마나 신뢰를 구축했느냐에 달렸다"며 "신뢰는 영업력과 고객 대응력, 시장 분석 능력 등 전문성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우데이타 매출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MS와는 벌써 10년 넘게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얄궂은 질문을 던졌다. "만약 MS가 등지면?" 이 대표는 "계약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우리에게 채권 문제 등 특별한 하자만 없으면 그럴 일은 없다"고 자신했다.

자타가 인정하는 SW유통사로 성장했지만, 증시에서 다우데이타는 늘 소외주였다. 회사는 안정적이었지만 이렇다할 매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낮은 영업이익률도 문제였다. 최근 4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2.8%. '상장 후 8년 연속 흑자기업'이라는 자랑이 무색할 만큼 박한 마진율이다. 이 점은 이진환 대표에게도 큰 고민이었던 모양이다. 이 대표는 "SW유통 구조상 마진이 적을 수밖에 없다"며 "직접 SW개발에도 나서봤지만 결국 접었다"고 말했다.

그런 다우데이타가 올 상반기 증시에선 주목받는 주로 떠올랐다. 계열사 간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지주회사'가 되면서부터다. 원래 '다우 계열'은 모(母)회사 격이던 다우기술(코스닥 상장)이 다우데이타 지분 49%를 보유하고, 다우데이타는 창업자인 김익래 회장이 최대주주인 다반테크(장외 계열사) 지분 31%를, 또 다반테크는 다우기술의 지분 25%를 보유하는 순환출자 구조였다. 다우기술은 키움증권, 한국신용평가정보 등의 계열사를 거느렸다.

그러다 지난해 8월, 다우기술이 보유하고 있던 다우데이타의 지분을 전량 김익래 회장에게 매각하고, 다우데이타는 다우기술의 최대주주였던 다반테크를 100% 자회사로 편입시키면서 실질적인 지주회사가 됐다. 올 4월에는 다반테크를 아예 합병해 지배구조를 확고히 했다. 결과적으로 다우데이타는 다우기술, 키움증권, 한신평 등을 우량 자회사.손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올해에만 약 130억원의 지분법 평가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다우데이타가 지주회사가 된 만큼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두는 두 가지다. 신규서비스 창출과 인수.합병(M&A)이다. 이 대표는 "기존의 단순 유통보다는 SW컨설팅과 전문화된 IT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략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경쟁력 있는 SW개발사를 인수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다우데이타의 궁극적인 목표는 소프트웨어 업계의 월마트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우 계열은 다우데이타 지분 45.89%를 갖고 있는 창업자 김익래 회장이 계열사 전체를 총괄하지만 주로 키움증권.한신평 등 금융 부문에 주력하고, 이 대표가 지주회사인 다우데이타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김태윤 이코노미스트 기자, 사진=안윤수 기자

다우데이타

-설립:1992년

-본사:서울 대치동

-직원수:137명

-관계사:다우기술, 키움증권, 한신평정보, 다우엑실리콘 등

다우데이타에 대한 좀 더 상세한 내용은 중앙일보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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