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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노비치 "변변한 테니스장 없어 물 빠진 수영장서 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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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어린 시절) 수영장에서 훈련했다. 손님이 없는 겨울에 수영장 물을 뺀 뒤 바닥에 카펫을 깔아 만든 테니스장에서다. 사이드라인에서 수영장 벽까지 18인치(약 46㎝) 여유밖에 없어 대각선 스트로크는 못하고 직선 스트로크만 해야 했다."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마리아 샤라포바(세계 2위.러시아)를 2-0으로 꺾고 결승에 오른 안나 이바노비치(7위.세르비아.사진)가 8일 어린 시절 열악했던 운동 환경을 소개했다. 1987년 11월 베오그라드에서 태어난 그는 다섯 살 때 테니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시설이 없어 수영장을 개조한 임시코트에서 훈련해야 했다.

99년 코소보 분쟁으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세르비아 공습이 시작된 뒤로는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 훈련은커녕 대회 참가조차 힘들었다.

"폭격이 시작되면 언제 끝날지 알 수가 없었다. 외국행 비자를 받기 힘들었고, 항공편을 구할 수 없었다. 6~7시간 버스를 타고 헝가리까지 가야 비행기가 있었다. (세르비아에서) 테니스로 성공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2003년 프로로 전향한 이바노비치는 2004년 스폰서의 지원으로 스위스 바젤에 새 보금자리를 정했다. 테니스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된 그는 그해 세계 100위 안에 진입했고, 2005년에는 여자테니스연맹(WTA) 기량발전상을 받았다.

"모니카 셀레스(옛 유고연방 출신으로 메이저대회 아홉 차례 우승)를 보면서 테니스를 시작했다. 내가 존경하고 닮고 싶은 인물이다."

이바노비치는 9일 쥐스틴 에냉(1위.벨기에)과 우승을 다툰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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