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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2' 대선 유세장 방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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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8일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 정책 토론회(교육.복지 분야)가 열린 부산 벡스코는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의 세 대결장이었다.

첫 토론회가 열렸던 광주와 달리 한나라당의 주된 기반인 때문인지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양측 지지자 5000여 명이 벡스코 야외 광장에 몰려들어 대선 유세장을 방불케 했다.

이날 토론은 오후 2시에 시작됐지만 두 후보의 지지자들은 오전 11시쯤부터 모여들어 낮 12시쯤 광장을 가득 채웠다.

'MB연대' 등 이 후보의 지지자들은 파란 모자에 '밝은 달'(명박이란 뜻)이라고 쓰인 주홍색 풍선을 들고 "이명박" "대한민국 747"(이 후보의 대표 경제공약)을 외쳤다. 또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이명박 짱'이란 뜻의 '민경이짱'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지지자들은 한반도 대운하의 조형도가 그려진 깃발을 흔들며 분위기를 띄웠다.

박 후보 지지 모임인 '박사모'는 '근혜 노믹스'의 핵심인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 질서는 바로 세우기)란 구호가 적힌 보라색 풍선을 흔들며 맞대응했다. 사물놀이패의 꽹과리 소리와 "박근혜" 연호도 뒤섞였다.

후보들이 행사장에 도착하면서 광장의 열기는 절정에 달했다. 오후 1시25분 이 후보가 탄 버스가 행사장에 도착하자 지지자 수백 명이 몰려 들어 이 후보를 에워쌌다. 토론회 입장권이 없는 지지자들이 이 후보와 함께 행사장으로 진입하려다 이를 막는 주최 측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박 후보도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이 후보보다 5분 늦게 도착한 박 후보는 몰려드는 지지자들 때문에 곧바로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5분여를 군중에게 둘러싸인 채 꼼짝달싹 못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토론회장 내 열기도 뜨거웠다. 한나라당이 토론회장에 설치한 좌석은 1500석이었지만 2000여 명 가까이 입장하는 바람에 수백 명이 바닥에 앉아 토론을 지켜봤다. 후보들이 토론장으로 들어서자 '빅2' 지지자들은 "이명박" "박근혜"를 서로 연호하며 기세 싸움을 벌였다.

◆이-박 후보 측 서로 "더 잘했다"=이 후보 측 장광근 대변인은 "'따뜻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이 후보의 교육.복지철학이 그대로 녹아 국민에게 전달됐다"고 평가했다. 진수희 의원도 "시종 여유를 잃지 않고 침착하게 토론에 임하는 모습은 일을 해 본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 측 한선교 대변인은 "선진국 진입을 위해 가장 중요한 인재 양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법을 박 후보가 명쾌하게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후보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해 그의 공약이 인기 영합적이고 즉흥적이었다는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토론회 뒤 기자실을 찾은 이 후보는 "정책 토론회가 공당으로서 정책을 세워나가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총공세를 받았지만 당이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 내가 희생해도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기자실에 들른 박 후보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구상이나 정책을 알릴 좋은 기회였다"며 "(질문이 다소 집중됐지만) 내 정책에 관심을 많이 가져 주는 것이니 감사한 일"이라고 답했다.

부산=신용호.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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