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버지 모임」선정 "좋은 큰아버지〃상주 조삼수씨|50만평 농장 어린이에게 개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산골에서 농사짓는 사람을 「큰아버지」로 불러주겠다니 얼마나 고맙고 기쁜지요. 자연과 동떨어진 생활 때문에 정서를 잃고있는 어린이들이 땅·생명·자연으로부터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이 10일 오후 서울 동숭아트센터에서 마련한 「좋은 가족 문하장터」에 「좋은 큰아버지」로 초대된 조삼수씨(55).
경북 상주군 하북면 청하산에 자신이 일구고있는 약50만평 규모의 농장을「좋은 가족 문화동산」으로 개방키로 한 그는 『도시 어린이들이 농사꾼 큰아버지를 통해 마음을 살찌우며 가꿀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자녀와 아내로부터 존경받으며 평화롭고 사랑이 넘치는 가정을 이끌고 싶어하는 30∼40대 남성 2백50여명으로 구성된 「좋은 아버지…모임」이 「좋은 큰아버지」로 모신 50대 이상의 아버지들 가운데 조씨는 열번째 큰아버지.
그가 강조하는 「좋은 아버지론」의 핵심은 「자녀에게 떳떳이 밝힐 수 있는 평생의 꿈」을 갖는 것이다.
『능력과 사랑이 충만한 아버지가 그 어느때 보다 아쉬운 요즘, 좋은 아버지가 되려면 아버지가 우선 「좋은 나날」을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어려움과 괴로움을 당해도 항상 밝고 아름답고 따듯한 말을 할 수 있어야 된다는 얘긴데, 정말 소중하고 어엿한 꿈이 없이는 그런 마음자세로 살수가 없거든요.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어떤 모습과 꿈을 물려줄 것인지를 항상 생각하는 아버지라면 결코 쉽사리 좌절하거나 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30년전 눈물로 베개를 적시며 여러 날 밤을 지샌 끝에 찾아냈다는「평생의 꿈」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스무살 안팎의 두 아들과 아내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건 틀림없을 것』이라며 파안대소. 21세기는 새로운 농경문화사회가 될 수밖에 없다는 믿음으로 서울에서 하던 사업을 정리하고 10년전부터 산지를 개간해온 그는 도시와 농촌의 이상적인 연결고리가 돼보겠다며「내 가족들에게도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무공해농산물」만 생산하는 농장을 일구고 있는데, 의과대학에 가겠다는 큰아들을 설득시켜 농과대학에 보낸 「진짜 소신파」라고 주위 사람들은 말한다. <김경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