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캠프 곽성문 의원 "이명박 재산 8000억 소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측 곽성문 의원이 5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친.인척의 재산을 합치면 8000억~9000억원이 된다는 소문이 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이 친.인척 명의로 신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이런 의혹들을 해명하려면 당 검증위원회에서 당연히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명박 전 서울시장 캠프의 기획본부장인 정두언 의원은 "허위 사실 유포나 후보 비방은 중죄에 해당한다"며 "8000억원 주장은 허위 사실이기 때문에 곽 의원이 법적 책임도 져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또 "곽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이명박 X파일이 김대중 정부 때 만들어졌고, 그걸 열린우리당의 정동영 전 의장이 받았고 같은 당의 이광재 의원도 이걸 갖고 조사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재산 검증 파문이 정치권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곽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재산 검증을 주장한 데 이어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근거가 무엇인가.

"나름대로 아는 정보를 종합한 것이다. 나는 이명박 X파일이 있다고 본다. 이것이 존재한다는 데 대해 믿을 만한 충분한 얘기를 나중에 할 수 있다."

-박 캠프가 검증할 건가.

"캠프가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겠죠. 누가 검증위에 자료를 낼 때 캠프와 협의를 거칠 수도 있고…. (캠프에서도) 뭔가 정리하는 분이 있지 않겠나."

이 전 시장 측은 반발했다. 정두언 의원은 MBC 라디오 등에 출연해 "곽 의원의 사과를 요구한다. 안 할 경우 당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말했다. 선관위나 검찰 고발 여부는 추후에 결정하겠다고 했다.

-곽 의원의 발언은 왜 나왔다고 보나.

"박 전 대표 측이 코너에 몰리니까 그런 얘기들이 나오는 것이다."

-재산 문제가 당 검증위에 올라갈 수 있는데.

"검증위 규정이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허위 사실을 근거로 한 제보는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곽 의원은 앞서 4월 중순께 기자들에게 비보도를 전제로 "김대중 정부 때 '이명박 X파일'을 만들었고, 1차 사본은 정 전 의장이 보관하고 있으며 1차 사본을 보완한 것은 이 의원이 가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취지를 밝혔었다.

이 발언은 당시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최근 정 의원이 "대구의 K의원이 '이 전 시장의 재산이 8000억원'이라고 하고 다닌다. K의원은 자꾸 이러면 다음 총선에서 공천이 힘들어진다"고 곽 의원을 공격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정동영 전 의장 측 김현미 의원은 "정 전 의장은 이 전 시장의 재산에 관련된 X파일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고 부인했다. 이 의원도 "황당한 얘기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신용호.남궁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