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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만큼 넉넉한 휴식 |낙조 호반워옌 추억이 숨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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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가을 문턱을 넘어서면서 소슬바람이 일고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가 하면 뒷산엔 들국화등 가을꽃 향기가 그윽하다. 여름내내 무더위와 장마에 찌들었던 생활을 털어버리고 자녀들과 함께 갈대꽃 하얗게 핀 대자연의 품안으로 한번 뛰어들만한 계절이 다가왔다. 더욱이 단조로운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가을속으로 찾아드는 것은 단순한 스트레스해소나 기분전환을 넘어 삶과 영혼까지 기름지게 해준다. 시원스럽게 뻗은 고속도로와 목가적인 시골길을, 때로는 낙조의 호반과 포장도로를 달리며 한동안 잊었던 추억의 옛 길을 더듬어보자.
◇산정호수=서울동북방 70km 지점. 경기도포천군영북면운천리에서 동쪽으로 2km정도 들어간 곳에 있는 인공호수. 만수면적이 8만여평에 이르고 최고수심은 23·5m나 된다.
산정호수는 원래 저수지로 개축된 것인데 호수 뒤쪽의 명경산을 비롯, 우뚝우뚝 솟은 산봉우리가 호수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주변경관마저 뛰어나 사철관광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 호수주변에는 운천사·자인사등의 사찰과 비선폭포·등룡폭포등이 있어 여행객들을 늘 즐겁게 해준다.
유원지 입구에서 보트장까지 이어진 3km의 산책로 양쪽에는 병풍처럼 늘어선 야산이 있어 여름에는 녹음이, 가을에는 오색단풍이 비경을 더해준다.
호반에는 취사시설을 갖춘 (주)호텔고려 산정호수가족호텔(0357-34-4061∼5)이 있어 가족들의 주말휴식과 나들이외에도 회사원들의 연수용으로 애용되고 있다. 또 진입로에는 유스호스텔과 방갈로가 들어서있는가 하면 수영장·배구장·테니스코트·어린이놀이터가 곳곳에 마련돼 있고 호수에는 요즘 모터보트가 시원하게 흰물살을 가르고 있다.
호수주변 20여군데의 음식점에서는 비빔밥·갈비탕·불고기외에도 포천막걸리·쏘가리매운탕과 더덕구이·산채덮밥 등 별미를 맛볼 수 있다.
교통편은 서울상봉터미널에서 강원도 김화 또는 철원행 버스를 탄뒤 운전에서 하차, 산정호수행으로 갈아타면 된다.
◇충주호=바다가 없는 충북의 수상공원 충주호는 중부권레저문화의 종합타운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충주호는 담수량이 27억5천만t이나 돼 풍부한데다 뱃길이 52km나 돼 강태공들이 늘 북적거리고 있고 호수주변에는 코타종합레저타운 등 대단위 레저단지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호숫가엔 나루터가 있으며 유람선(0441-43-5771)이 푸른 물살을 가르고 단양팔경·월악산·청풍문화단지·수안보온천 등 주변 명소를 연결, 다양한 비경을 선보이고 있다.
충주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역시 코타레저타운(0441-43-2800∼9). 지난해 봄 충주댐에서 약8km상류에 있는 중원군동량면하천리 충주호반에 문을 연 이 레저타운은 콘도·관광호텔을 비롯, 옥외수영장·양궁장·미니골프장등 각종 위락시설과 수상스포츠시설도 갖추고 있다.
콘도는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유럽풍의 관광호텔엔 남녀사우나시설·헬스클럽·연회장·디스코테크등이 있어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주)코타는 점증하는 관광객들에 대비, 지난여름 20층규모의 대형콘도를 오픈했다.
◇소양호=「호반의 도시 춘천」이란 별칭을 낳게 한 소양호는 교통이 편리하고 볼거리가 많아 가족이나 연인끼리 오붓한 봄나들이의 멋을 맛볼 수 있는 곳.
산업화의 물결을 타고 73년 다목적 소양댐 완공으로 조성된 소양호는 강원도춘천군북사면에서 인제까지 장장60km에 걸쳐 맑고 투명한 물결을 자랑하고 있다. 소양댐∼인제사이를 왕복하는 유람선(0361-54-6488)을 타면 나지막한 야산을 배경으로 끝 없는 절경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호수주변에는 수목이 우거진데다 단풍이 호수의 특유한 잔물결과 조화를 이뤄 여행의 흥취를 한결 돋워준다.
명산 설악산중 내설악에 이르는 수려한 뱃길이지만 관광객이 크게 붐비지 않는 것은 북쪽에 너무 치우쳐 있는 탓이다. 대표적인 관광코스는 오봉산이 있는 청평사일대. 소양호 선착장에서 배로 20여분이면 닿는다. 청평사에 이르는 길옆에는 아홉가지 소리를 낸다는 구성폭포가 있고 고려때의 정원으로 알려진 영지, 선동계곡도 둘러볼 수 있다.
◇대정호=충청도의 바다격인 대청호는 호수를 끼고 달리는 코스만해도 40리길. 가을 바람을 맞으며 코스모스·들국화길을 달리는 기분은 흡사 환상속을 질주하는 흥취를 맛보는 것 같다.
80년말 6년동안의 대역사끝에 완공된 대청댐은 그 길이만도 5백m. 대청호는 낚시의 명소로도 널리 알려져 있어 강태공들을 유혹하지만 호수를 따라도는 드라이브코스는 남만 바로 그것이다. 호반도로 중간쯤 문의면선착장 입구에서 대청댐주차장에 이르는 20여리가 하이라이트다. 문의선착장 주변에는 호수 한가운데에 있는 현안정의 운치가 그만이고 휴식에 알맞은 주차공간과 휴게실, 분위기있는 매운탕집과 준공기념비·전망대등이 가지런히 줄지어 있다. <배유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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