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등록금 예고제 실시/내년부터 1∼4년분 미리 받아 분규예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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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교육부,97개 대학에 요청공문
교육부는 19일 대학의 1년 또는 4년간 등록금 액수를 미리 알려주고 학부모가 원할 경우 전액을 선납할 수 있도록 하는 사립대 등록금 예고·선납제를 내년부터 본격 실시키로 했다.
교육부는 전국 97개 사립대에 공문을 보내 내년도 신입생 모집요강에 1년 또는 4년간 받을 등록금 액수를 명기토록 요청 하는 한편 이를 충실히 이행하는 대학에 대해서는 사학재정 보조금 추가지원 혜택을 주겠다고 고지했다.
교육부는 현재 권장사항으로 되어있는 이 제도가 빠른 기간안에 뿌리내리도록 하기 위해선 시행 첫해인 내년에 최소한 20여개 대학에서 이를 채택해야 한다고 보고 주요 사립대를 상대로 적극적인 설득작업에 나섰다.
등록금 예고제는 해마다 되풀이 되는 대학가의 등록금인상 관련 분규를 예방하고 선납제를 통해 사학재정난 해소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각 대학은 나름대로 대학발전 계획을 수립해 소요예산을 산출,이를 근거로 책정한 연도별·계열별 등록금 액수를 미리 알려줘 입학후 등록금과 관련한 학내 갈등요인을 줄이며 희망 학부모로부터 일부 할인된 금액으로 일시불을 받아 재정에 보탬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상당수의 사립대는 ▲몇년간의 물가 및 인건비 상승률을 사전예측,등록금 액수를 책정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이 제도를 채택한다 해서 등록금 관련 분규가 없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으며 ▲등록금을 앞당겨 낼 학부모 역시 거의 없을 것이란 점 등을 들어 주저하고 있다.
사립대 기획처장들은 가까운 시일안에 모임을 갖고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며 일단 1년간 등록금 액수만 예고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의 사립대 가운데 유일하게 올해초 신입생을 대상으로 등록금예고제(1년)를 시범 실시한 명지대는 학부모·신입생의 반응이 좋은 것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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