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형묵총리 기조발언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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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남고위급회담이 막을 올린지 2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연락사무소가 설치되고 3개 공동위가 구성되는 등 회담은 한걸음씩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7차회담 때의 주요합의 사항들이 아직 실현되지 못하고 특히 정치분과위에서 북남합의서의 기본정신을 왜곡 하는 논쟁들을 되풀이 하는 등 회담사업들은 만족한다고 볼 수 없다.
귀측은 민족 내부문제를 국제화 함으로써 대결시대의 대외관계를 합법화 하고 외교간섭의 길을 열어놓는 것으로 민족적 이익과 통일의 이익보다 외세와의 관계,일방의 이익을 중시하고 있다.
최근 귀측이 벌이고 있는 핵소동들은 북남관계를 냉랭하게 하고 북남회담 분위기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로해서 부속합의서 토의가 지연돼 날짜까지 받아두었던 노부모 방문단 교환사업도 실현될 수 없었다.
불가침 선언을 귀중히 여긴다면 모든 도발적인 합동군사 훈련과 군사행동을 즉시 중지해야 한다.
우리는 힘들더라도 이번에 부속합의서 토의를 완결짓고 본회담에서 부속합의서를 채택·발효시키자는 입장이다.
그리고 분야별 이행기구를 공동위들이 공식 가동되면 일괄합의,동시실천 원칙에 따라 모든 것이 합의되기 전이라도 쌍방이 다같이 해결의 긴급성을 인정하는 문제들에 한해 순차를 협의,집행해 나가기 위해 연차별·분기별로 시행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가자고 제의한다.
비핵화 공동선언 이행문제와 관련,귀측의 상호대칭 동수원칙과 일반 군사기지에 대한 사찰,특별사찰 등은 상식에 어긋나는 주장으로 북남 사이의 순조로운 사찰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이인모선생을 더 늦기 전에 돌려보낼 것을 강력히 요구하며 이와 함께 문익환목사와 임수경학생·문규현신부·유원호선생 등 방북인사들의 석방문제도 귀측에선 임기(대통령임기 인듯)가 끝나기 전에 반드시 해결되리라는 기대를 표시한다.
우리는 이러한 장애들을 제거한 조건에서 쌍방 적십자단체들이 실무회담을 열어 노부모 방문단 및 예술단 교환사업을 빠른시일안에 실현시킬 것을 다시 제의한다.
아울러 지금 절실히 필요한 것은 북과 남이 정신대 문제와 일본의 핵무장화 문제 등 일본에 공동대처 하는 것이다. 나는 이번 회담에서 이를 토의,관련합의서를 채택할 것을 제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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