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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한마디] 부동산은 내릴 때 사는 것 여윳돈 있으면 지금이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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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고준석(43.사진) 신한은행 프라이빗뱅크(PB) 부동산 재테크팀장은 은행업계에서 몇 되지 않는 부동산 전문가 중 한 명이다. 1990년 입사한 고 팀장은 94년부터 13년간 부동산만 담당해 실물에 밝다. 2005년 동국대에서 부동산 상속.증여세법 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을 정도로 이론적 배경도 탄탄하다.

고 팀장은 "부동산은 값이 오를 때 사는 것이 아니라 내릴 때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서울 등 주요 지역의 아파트값이 떨어지는 현 부동산 상황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지역 등에 대한 대기 수요자는 무리할 필요가 없지만 어느 정도 자금 조달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지금 부동산을 사도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은 공급 부족 상태여서 장기적으로는 부동산값이 상승하겠지만 1년에 20~30%씩 오르는 폭등세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형편이 되면 집을 사고, 자금이 부담되면 무리하면서까지 집을 살 필요는 없다는 게 고 팀장의 생각이다.

특히 부동산 청약에 관심을 두고 있는 수요자는 청약제도가 9월부터 바뀌기 때문에 유.불리를 꼼꼼히 따져 청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기도 용인, 서울 상암.상도동 등 8월 이전에 분양 예정인 인기 지역도 많다고 한다.

예전엔 신혼부부에게 무리해서라도 내 집을 마련하라고 조언했지만 이제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고 팀장은 말했다. 주택값이 안정적 상승기에 접어든 데다 부동산 관련 규제도 많기 때문에 무리했다간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혼부부는 결혼 후 2~3년간 허리띠를 졸라매서라도 종자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한 뒤 내 집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에 투자할 땐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할지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총자산 중 부동산 비중과 주택.토지.상가의 비중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미리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 팀장은 "현재 정부의 규제로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향후 규제가 완화되거나 공급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부동산 시장은 다시 출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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