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찔방 "술독 뺀다" 송년회 예약 폭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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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보험회사의 설계사인 안혜숙(39)씨는 지난 20일 동료 7명과 송년회를 했다. 장소는 서울 서초동의 온천 찜질방. 참석자들은 오후 8시에 간단히 저녁식사를 들고 예약해 둔 찜질방의 단체 손님용 방으로 들어갔다.

간단한 스낵과 음료를 들며 느긋한 분위기에서 땀을 흘리며 얘기꽃을 피우다 보니 시간가는 줄 몰랐다는 것이 공통된 반응. 안씨는 "술 먹고 노래부르는 송년회 대신 동료와 옷 벗고 땀 흘리며 솔직한 대화를 나눌 시간이 많아 좋았다"고 말했다. 비용도 입장료를 포함해 1인당 2만원 이내로 끝냈다.

송년회 시즌을 맞아 찜질방들이 짭짤한 특수를 누리고 있다. '1차 밥, 2차 술, 3차 노래방'의 공식을 피해 직장 상사와 후배가 함께 '묵은 피로'를 푸는 찜질방 송년회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특히 술을 적게 마시게 돼 가족들도 대환영이다.

서울 도심의 H찜질방 관리과장 南모씨는 "12월 중순부터 단체 손님이 부쩍 늘면서 전체 매출액이 20~30%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도한 음주를 꺼리는 젊은 직장인 10여명이 단체로 와 찜질과 함께 캔 맥주를 마시며 도란도란 얘기하다 간다"고 소개했다.

서울 중구 S불가마 직원 金모씨는 "동전 노래방 시설을 갖춘 단체실은 12월 중 금요일마다 송년회 예약 손님으로 꽉 찼다"고 말했다.

이밖에 음주운전 단속이 강화되면서 술을 깨고 가려는 취객들도 찜질방을 찾으면서 연말 찜질방은 이래저래 손님이 북적이고 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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