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혈변의 유무와 대장용종·암은 별로 상관 없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대장용종이나 대장암을 발견할 목적으로 실시하는 분변 검사가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솔병원 정규영 과장팀은 지난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1만547명 중 특별한 증상이 없고, 내시경 검사 전 6개월 이내에 분변 검사를 받은 356명을 대상으로 용종 발견율을 분석했다. 그 결과 분변에서 혈흔이 발견된 양성환자(244명)와, 분변 검사상 이상이 없는 음성환자(112명)의 용종 발견율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에서 혈흔이 보이는 사람은 용종 발견율이 51.2%(3개 이상 33.8%)였고, 혈흔이 없는 사람도 용종 발견율이 42.9%(3개 이상 25.5%)에 이르렀다는 것. 특히 1㎝ 이상의 진행성 용종 발견율의 경우에도 양성환자(9.8%)와 음성환자(5.4%)가 비슷했다.

대장암 검진은 현재 대변에 있는 혈흔을 찾아 선별 검사를 하고, 이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된 경우에만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만일 분변 검사에서 이상이 없을 때 대장내시경을 받으려면 자신이 비용 전액을 지불해야 한다.

정 과장은 "분변 잠혈 검사에 너무 의존하면 안 될 것"이라며 "대장용종은 10~15년에 걸쳐 대장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논문은 최근 열린 대한대장항문외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고종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