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용종이나 대장암을 발견할 목적으로 실시하는 분변 검사가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솔병원 정규영 과장팀은 지난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1만547명 중 특별한 증상이 없고, 내시경 검사 전 6개월 이내에 분변 검사를 받은 356명을 대상으로 용종 발견율을 분석했다. 그 결과 분변에서 혈흔이 발견된 양성환자(244명)와, 분변 검사상 이상이 없는 음성환자(112명)의 용종 발견율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에서 혈흔이 보이는 사람은 용종 발견율이 51.2%(3개 이상 33.8%)였고, 혈흔이 없는 사람도 용종 발견율이 42.9%(3개 이상 25.5%)에 이르렀다는 것. 특히 1㎝ 이상의 진행성 용종 발견율의 경우에도 양성환자(9.8%)와 음성환자(5.4%)가 비슷했다.
대장암 검진은 현재 대변에 있는 혈흔을 찾아 선별 검사를 하고, 이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된 경우에만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만일 분변 검사에서 이상이 없을 때 대장내시경을 받으려면 자신이 비용 전액을 지불해야 한다.
정 과장은 "분변 잠혈 검사에 너무 의존하면 안 될 것"이라며 "대장용종은 10~15년에 걸쳐 대장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논문은 최근 열린 대한대장항문외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고종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