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시황] "평수 늘리느니 청약 준비" 중대형 인기 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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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서울.수도권 전세시장에 수요자들의 기피현상과 물량증가로 중대형 전셋값이 약세다. 세입자들이 넓은 집으로 옮기기보다 기존의 소형 전셋집에 계속 살려고 한다. 무주택 자격을 유지해 분양가상한제 실시 이후 나올 값싼 아파트 청약을 준비하는 것이다.

중대형 위주로 매매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집을 시세보다 싼 값에 팔기보다 일단 전세로 돌리는 집주인들이 많아지면서 중대형 전세물량이 늘고 있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0.02% 올랐다. 소형 평형(32평형 미만) 전셋값이 0.08% 올랐지만 중형 평형(32평형 이상~50평형 미만)과 대형 평형(50평형 이상) 전셋값은 약세다. 대형은 0.14% 떨어졌다.

서울 강남권 등 고가아파트 시장에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강남구 도곡동 유명공인 유명용 사장은 "7월 말 입주 예정인 대치아이파크(773가구) 등에서 전세 수요자를 찾는 중대형 전셋집이 많이 나오고 있어 전반적으로 전셋값이 약세"라고 말했다.

강남구 삼성동 삼성타운공인 서지영 실장 등 "삼성동에서 4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래미안2차와 롯데캐슬 단지 1000여가구 중에 아직까지 전세세입자를 못 구해 빈집으로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공인 이명구 실장은 "평형이 클수록 전셋집을 찾는 수요가 드물다"고 전했다. 5개 신도시에서도 중대형 전셋집의 인기는 떨어지고 있다. 일산 대형 전셋값은 지난주 0.4% 내렸다. 일산 강촌마을 탑공인 최영임 사장은 "예년의 경우 강촌마을 중대형은 전세 매물이 귀해 전세거래를 하기 어려울 정도였는데 올해는 한 단지 내에 평형별로 3~4개씩 전세매물이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대형 밀집촌인 용인 성복동에서도 전셋값은 약세다. 성복동 가가자이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최근 전셋값을 2000만~3000만원 내려 세입자를 찾고 있지만 세입자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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