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무공해비누 만들기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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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폐식용유 활용… 제작쉽고 비용저렴/실시 1년만에 총가구 절반이 사용
『무공해비누로 환경오염을 줄여나가자.』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22일 경기도 의정부시 용현동 동남상가 앞길에는 이 동네 가정주부 50여명이 모여 시청직원들로부터 무공해비누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있었다.
의정부시가 다른 시·도에 앞서 지난 91년 6월부터 실시해온 고체무공해비누 만들기 순회교육은 이제 범시민운동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시는 당시 하천오염의 주범이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합성세제 때문이라는데 착안,이 운동을 시작했다. 시가 주부들을 대상으로 무공해비누 만들기 순회교육에 나서자 의정부시내 14개 여성단체에서도 적극 호응,지금까지 주부 등 8천여명이 제조방법을 익혀 마을별로 보급에 앞장서면서 시전체로 무공해비누 만들기운동이 확산되게 된 것이다.
시는 특히 올들어서부터 중랑천 등 하천주변에 살고 있는 주부들을 상대로 순회교육을 집중실시하고 있으며 여성단체들의 적극적 협조로 반상회 등을 통한 보급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무공해비누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 주부들은 제작이 손쉽고 비용도 적게 들어 경제적인데다 수질오염을 방지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자랑한다. 여기에다 합성세제를 사용할 때보다 인체에 해가 없는 점을 큰 이점으로 꼽고 있다.
재료도 간단하다. 식당 등에서 쓰고 버리는 튀김용기름 11ℓ와 가성소다 1.7㎏ 정도면 고체무공해비누 40개를 만들 수 있어 같은 양의 합성비누값의 4분의 1 수준이다.
제조방법 또한 간단해 누구나 쉽게 만들어 쓸 수 있다. 우선 한말들이 통에 가성소다 1.7㎏과 물 3.3ℓ를 붓고 주걱 등으로 섞어 녹인 뒤 폐식용유 11ℓ를 섞어 약 20분동안 저어 약간 굳어지면 용기에 부어 네모난 판형을 만들고 이 상태로 2∼3일 말렸다가 적당한 크기로 썰어 사용하면 된다.
현재 의정부시내에서는 4만5천여가구 가운데 2만여가구에서 무공해비누를 사용하게 되자 튀김가게마다 폐식용유를 찾는 주부들이 줄을 잇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무료이던 폐식용유를 이제는 돈을 주고도 며칠씩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시에서는 이 운동을 시전역으로 확대하기 위해 반상회보는 물론 매월 발간되는 시정소식지 등에 제조방법·효과 등을 게재하고 있다.
이 지역 여성단체협의회에서도 의정부 1동에 있는 상설알뜰백화점에서 2백㎖ 우유팩 3백개나 휴지 4㎏당 무공해비누 1장씩을 교환해주며 홍보에 힘쓰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이 비누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 주부 정미혜씨(31·의정부시 용현동 33)는 『세탁효과가 합성세제와 다름없는데다 비용도 적게 들어 앞으로 계속 사용하겠다』며 『무엇보다 수질오염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주부들에게도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시 이영용가정복지과장(59)도 『이 운동을 꾸준히 전개한 결과 중랑천의 수질이 상당히 개선됐다』며 모든 가정에 사용이 확산될 때까지 순회교육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의정부=전익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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