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환자촌주민 집단행동/「개구리소년」 수색막고 한때 기자 납치·폭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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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대구=김기찬기자】 개구리소년 암매장 제보에 따라 경북 칠곡군 지천면 나환자 정착촌에 대한 확인수색작업에 나선 경찰은 21일 주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닥쳐 수색을 펴지 못했다.
경찰은 22일 재수색을 벌이기로 방침을 정하고 경북 칠곡군 지천지소에 임시수사본부(본부장 이탁희대구달서경찰서장)를 차리고 달서경찰서 형사과장 등 경찰간부 10여명을 보내 주민설득작업을 벌이는 한편 2백여명의 경찰병력을 마을주변에 집중 배치했다.
경찰은 21일 오전 11시쯤 정착촌내 보건진료소 지하실을 한차례 수색했으나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공식발표하고 주민들의 흥분된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재수색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영남일보 황보무일부국장(45)은 21일 오후 주민들에게 납치돼 집단폭행을 당해 동산병원에 입원 치료중이며,CBS대구방송국 김일억기자(32)는 주민들이 휘두른 탁상유리가 오른팔에 박히는 등의 상처를 입었다.
취재중 마을에 억류되었던 매일신문 사회부 박병선기자(32) 등 취재·사진기자 16명은 이날 오후 10시40분쯤 억류된지 12시간만에 모두 풀려났으며,일부기자는 병원에 입원했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경상북도 지사실에서 대구지방 경찰청장·경북 경찰청장·언론사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서 피해를 본 언론사들은 경찰에 엄중 항의하고 감금·폭행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이날 오전부터 전국 나환자촌 주민들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경북 칠곡군 지천면 나환자촌에 집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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