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발굴 올들어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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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전 국토가 문화재 보고(寶庫)'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1999년 7월부터 '지표조사 의무화' 규정이 시행된 이후 발굴조사 건수가 늘면서 고고학.역사학계를 흥분시킬 만한 성과가 이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올 들어 진행된 지표조사와 발굴조사는 각각 7백71건과 6백56건. 장마철.동절기를 제외하면 하루에 많게는 서너건의 발굴이 벌어지고 그 결과가 보고된 것으로 풀이할 만하다. 규정이 시행된 직후인 2000년에 지표조사 2백99건, 발굴조사 3백19건에 불과했음을 감안하면 3년 만에 두배의 실적을 올린 셈이다.

그 최대 성과는 최근 터져나온 공주 수촌리 농공단지 조성부지의 발굴 성과다. 금동관모.금동신발 등은 강력한 지방 세력의 존재를 추측케 했다. 이밖에 신석기~조선시대의 다양한 유물이 나왔던 부산시 강서구 범방동 아시안게임 승마 경기장 조성부지, 세형동검.검파두식(동검 손잡이 끝장식) 등 유물 1백40여점이 쏟아져 나온 경남 밀양 종합체육시설 부지 등도 있었다.

규정에 따르면 사업면적이 3만㎡ 이상인 공사의 경우 의무적으로 지표조사를 받아야 한다. 고고학자들은 앞으로 경부고속철도 개통 등으로 지방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는 것과 병행해 발굴 성과는 속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문화재청은 사업 시행자들의 시간적.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96년부터 전국 문화유적 분포 지도 제작 사업을 시행하고, 문화재지리정보체계(GIS)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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