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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IT] '빅 브라더' 구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1면

2012년 5월 어느 주말. 회사원 박검색(39)씨가 구글에서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라고 검색하자 이런 답변이 나온다. "그동안 검색 행태를 보니 오전엔 시내 A백화점 스포츠용품 매장에서 쇼핑을 하고 명동 B음식점에서 만두를 먹은 뒤 저녁엔 집 근처 C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게 제일 좋겠다." 구글 답변에 따라 하루를 보낸 박씨는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엔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구글, 과연 이렇게 하루를 보낸 게 잘한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검색업체들이 개인정보 수집에 박차를 가하면서 네티즌이 일상생활을 검색 결과에 의존하는 시대가 올 것인가.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3일 "구글의 야망은 원대해 이용자들에게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할지, 휴일엔 무엇을 하며 놀아야 좋을지 가르쳐 주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러려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확보는 필수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목표는 '내일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물음까지 답변하는 것"이라며 개인정보 수집에 적극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구글은 다양한 방식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구글은 퍼스널라이즈(개인화) 서비스를 하면서 이용자의 허락을 전제로 웹 서핑 기록을 축적하고 있다. 또 이 회사가 개발 중인 추천 서비스는 특정 항목을 검색하면 이용자가 좋아할 것으로 예상되는 관련 상품과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야후는 최근 '프로젝트 파나마'라는 검색 기술을 선보였다. 이는 이용자들이 어떤 사이트를 찾아가고 무엇을 클릭했는지를 모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맞춤형 광고 등에 활용한다. 또 영국의 인터넷업체 오토노미는 어떤 상품을 검색하면 해당 상품뿐 아니라 싸게 파는 곳의 정보도 함께 제공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런 서비스는 생활을 편하게 해주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고 FT는 전했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와 함께 개별 검색 결과를 모아 한 개인의 성향을 파악하는 데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FT는 이런 걱정을 없애면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검색 업체들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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