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질서 어지럽혀" EU 집행위에서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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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유럽연합(EU)은 19일(현지시간) 미국 무역정책에 관한 연례보고서에서 미국이 테러전쟁 등을 빌미로 필요 이상으로 국제무역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EU 집행위는 보고서에서 미국이 최근 '바이오테러방지법'을 발효한 것과 이라크전에 반대해 온 국가에 대해 복구시장 참여를 봉쇄한 점을 그 예로 들었다.

미국 정부는 최근 프랑스.독일.러시아 등 반전국가들은 22조여원에 달하는 이라크 재건사업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또 바이오테러방지법은 미국에 식품을 수출하는 업체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조시설의 주소.생산 품목.미국 내 수입자 등의 정보를 등록하지 않을 경우 해당 식품을 미국의 통관 항구에 억류토록 규정하고 있다.

집행위는 또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시정 통보를 받은 '버드 수정안'에 대해 최종 시한인 오는 27일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무역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버드 수정안은 미국이 외국기업에 덤핑관세를 물려 확보된 재원으로 미국의 경쟁기업을 지원하도록 하는 법으로, WTO는 지난 6월 규정 위반을 들어 이를 연말까지 철폐토록 미국에 통보했다.

보고서는 또 미국 법원이 외국 기업에 대해 미국 기업이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규모의 3배에 이르는 벌금형 또는 기업인 실형 등의 보복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미국이 이처럼 WTO 규정을 무시하고 있는 점이 크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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