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실속없는 장사”/상장 499사 상반기 실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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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순이익 전년보다 14% 줄어/자금난 가중… 판매부진 탓/가전·자동차·기계 고전… 섬유 등은 호전
올 상반기 상장사 영업실적이 극히 부진하다. 특히 제조업체의 경우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2% 늘었으나 순이익은 14.7%나 줄어 실속없는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관계기사 7면>
15일 동서경제연구소가 12월 결산법인중 부도 및 법정관리신청 등으로 관리대상종목인 27개사를 뺀 4백99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상반기 영업실적에 따르면 매출액은 89조5천5백37억원으로 18.6%,순이익은 1조8천4백35억원으로 5.7%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 증가율 25.6%와 순이익 증가율 6.0%와 비교할때 모두 낮아진 것이다.
그러나 이가운데 경영규모가 큰 한전(매출 3조1천4백87억원,순이익 5천4백24억원)을 제외할 경우 순이익이 6.7%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결국 상장사의 올 상반기 영업실적이 극도로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전과 이동통신 등의 실적호전에 힘입어 비제조업의 경우 매출액증가율이 25.6%,순이익증가율이 26.2%로 국내경기가 지난해에 이어 비제조업위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동서경제연구소는 지난해 이뤄진 대규모의 설비투자에 비해 판매가 부진,재고가 쌓이고 시중의 자금난에 따라 기업의 금융비용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에 수익이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은행을 뺀 상장기업의 금융비중은 4조5천41억원으로 작년 상반기에 비해 30.8%나 늘어났다.
업종별로는 가전·자동차 등 수출주력업종이 수출부진속에서 고전했으며,국내경기를 지탱해온 내수업종 또한 건설·은행을 빼곤 음식료·제지·제약·기계업종의 영업실적이 나빠졌다. 그러나 그동안 사양산업으로 여겨져 왔던 섬유·가죽·타이어업종의 경우 수출이 늘면서 실적이 나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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