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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찰 되지 맙시다”/충남 도경조사 꼴불견 사례 백72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야」「이봐」「어이」고압적 반말/권총·수갑 남이 보게 차고다녀/근무용 오토바이 여자와 동승/관할 핑계대고 신고접수 거부/짙은 화장에 짧은치마 여경도
『유치장에서 유치인 가족이 가져온 음식물을 근무경찰관이 먹는 경우까지 있어요.』
『무전기에 대고 농담·욕설하는 것과 순찰차 안에서 양말을 벗고 드러누워 있는 모습도 보기 흉하지요.』
충남경찰청이 13일 이같은 내용 등을 담은 경찰관의 꼴불견사례 1백72가지를 모아 발표해 관심을 끌고있다.
경찰관 4백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스스로 밝힌 꼴불견 백태는 용모·복장 관련 35건,언어 16건,행동·태도 54건,직무수행 50건,대민상대 17건 등이다.
경찰이 스스로 지적한 추태에는 ▲근무용 오토바이에 여자를 태우고 다니거나 ▲관할을 핑계로 신고접수를 거부하는 경우 ▲여자운전사만을 골라 교통단속 하는 행위 등 치부나 다름없는 솔직한 내용을 담고있다.
직무수행과 관련된 것은 ▲조사대상자를 『감방에 보내겠다』고 윽박지르는 일 ▲순찰중 대상업소를 기웃거리는 행위 ▲전화를 받을때 『없어요』『몰라요』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하거나 ▲과음한뒤 병가를 내는 경우 등을 들고있다.
또 경찰의 신분을 스스로 비하시키고 비난과 불평을 일삼거나 경찰관이란 말 대신에 스스로 「순사」라는 말을 쓰는 행위도 동료경찰관의 추태로 보고있다.
복장·용모의 경우 ▲정복근무자가 목걸이를 하거나 ▲사복근무자가 권총이나 수갑을 남이 보이도록 차고다니는 행위 ▲제복을 입은채 슬리퍼를 신고 다니고 ▲흉장을 고정하지 않고 대롱대롱 매달고 다니는 사례 등을 꼽고있다.
이밖에 상급자가 부하직원을 『야』『이봐』『어이』 등으로 부르거나 사무실에서 화투·장기·바둑을 두는 행위,청첩장을 남발하고 정복근무자가 보행시 담배를 피워 무는 경우도 지적됐다.
여경의 경우 ▲짙은 화장을 하거나 손톱에 매니큐어를 바르는 경우 ▲짧은 치마나 앞가슴이 파인 옷을 입는 등 과다노출을 스스로 꼴불견으로 들었고 남자경찰관이 여자관계가 문란한 것을 가장 큰 꼴불견이라고 응답했다.
경찰 관계자는 『바람직한 경찰상을 정립하자는 의도에서 설문조사 했다』며 『취합된 내용을 책자로 만들어 전직원에게 보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대전=박상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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