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 개미’ 박성득의 투자기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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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재야의 가치투자자’로 이름난 박성득 투자자는 지금이 과열이라는 일부 애널리스트 의견에 일침을 놓는다. 주식투자는 종합주가지수와 무관하고, 또 주식투자는 서민(국민)들의 권리인데, 이 권리행사를 방해한다는 뜻에서다. 주식투자 경력 20년인 그는 “과거 주가 500 시대에도 애널리스트들이 과열이라는 말을 쓴 적이 있다”고 들려준다.

박성득 투자자는 지금도 저평가된 종목이 많이 있는데, 특히 한국 증시는 미래성장가치를 거의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철강이나 조선 같은 일부 인기주의 경우 미래가치가 일부 반영됐지만, 나머지는 대부분 과거·현재가치만 반영된 상태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1600 시대라고 해도, 투자하기 전에 그 기업의 유보율·청산가치·내재가치·미래가치를 계산해서, 그 수치(주식 1주당 실제가치)보다 현재 주가가 낮으면 지금이라도 장기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그는 PBR이 1배 이하이고, 향후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종목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주문한다. 또한 유보율이 증가하거나 혹은 유보율이 높은 종목도 관심권 안에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재무제표에 들어있는 각종 기업정보를 이용해서, 그 기업의 진짜 숨겨진 내재가치를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예컨대 재무제표에 들어있는 땅이나 건물의 실제가치를 계산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거나, 영업손실을 계속 보는 기업들은 아예 손댈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런 기업은 청산가치가 아무리 높다 해도, 장기적으로는 기업가치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기업가치가 줄어든다는 것은 주가가 떨어진다는 말과 같다. 영업손실을 보고 있는 자산주는 주식이 아닌 부동산이라고 혹평하기까지 한다.

박성득 투자자는 장세의 등락에 크게 신경 쓰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보다는 투자한 개별 종목의 내재가치 변화에 신경 쓰는 게 훌륭한 투자기법이라고 말한다. 그것도 정기적으로 점검하라는 얘기다.

그가 말하는 매도시기는 주가가 내재가치에 도달했을 때다. 만일 도달하지 못하면? 영업이익·순이익·매출이 계속 늘어난다면? 10년이고 20년이고 계속 보유하면서 기다려야 한다는 게 그의 장기투자론이다.

만일 투자자들이 이 같은 주식투자 노하우를 확실하게 알고 있다면, 한국증권금융에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려서 투자하는 이른바 ‘레버리지 투자’도 할 만하다고 그는 권한다.

그는 가치투자기법을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게 아니라면, 아예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것은 얼굴도 보지 않고 시집, 장가가는 것과 같다는 얘기다. 또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유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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