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공해없는 옛날이 더 좋지 않았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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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세상의 어른들께.
저는 13세의 여자 어린이입니다. 제가 이렇게 편지를 띄우는 이유는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어른들께 바라는것을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저희들의 가장 큰 소망은 부모님·선생님들이 너무 공부만을 강요하지 않는 것입니다. 학교가 끝나고 나면 저희들은 서너군데의 학원을 당연하게, 꼭 해야하는 규칙처럼 다니고 있습니다.
물론 다니지 않는 어린이들도 집에서 공부만 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겠지요. 저희들은 취미활동을 하러다니는 학원은 좋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엄마손에 이끌려 하고싶은 마음도 없이 학원다니기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 뿐인가요. 저희들이 무엇을 사달라고 말씀드리면 『얘좀봐, 아니 복에 겨워서 그래. 비싼 학원에다 옛날에는 문제집도 살 엄두를 못냈어』라며 거절하시지만 저희들은 오히려 옛날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비록 양식과 생활용품은 부족했지만 공해없는 자연에 파묻혀 학원걱정, 성적걱정없이 놀수 있는것이 얼마나 좋습니까.
『넌 왜 이렇게 공부를 못하니.』 하시는 어른들도 한때는 저희 놀기 좋아하는 어린이였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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