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 대일무역적자/작년까지 누계 661억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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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전체적자의 배규모/기계류·생필품 수입 급증이 주인/한은,국교 정상화이후 집계
한일간 국교정상화이후인 지난 65년부터 작년까지 우리나라의 대일 무역적자는 총 6백61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중 우리나라 전체 무역적자 3백33억달러의 배에 달하는 규모다.
전체적자보다 대일적자가 더 큰 것은 일본이외의 지역에서는 차액만큼 무역흑자를 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간한 「대일무역적자 확대요인과 향후과제」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무역적자에서 대일적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60년대 후반 50.8%였으나 70년대에는 79%로,80년대 전반 5년간은 1백2.8%로 급격히 높아졌다.
소위 「3저」 호황에 힘입어 흑자를 냈던 86∼89년중에도 전체 무역수지는 「1백92억달러 흑자」를 냈으나 일본과의 거래에서는 「1백86억달러 적자」를 냈다. 대일적자액은 그후에도 더욱 확대돼 90년에는 59억4천만달러,작년에는 87억6천만달러에 달했다.
대일 무역적자는 86년 54억달러에서 88년에는 39억달러로 한때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으나 그후 주로 일본 기계에 의존하는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급증하고 그밖의 일상 생활용품 수입도 늘어 다시 적자폭이 확대됐다.
91년중 대일 무역수지적자는 88년에 비해 48억달러 확대됐는데 이는 대일 수출단가 상승(7.1%)과 수입단가 하락(마이너스 4.8%)으로 단가요인에 의해 대일 무역수지가 18억달러 개선됐으나 수출물량의 감소(마이너스 3.9%)와 수입물량의 증가(39%)로 적자가 66억달러나 악화된데 따른 것이다.
대일 수입의 용도별 구성을 보면 88년까지는 수출용 및 내수용 수입이 함께 크게 증가한 반면 89년을 기점으로 수출용 수입은 감소 또는 둔화됐으나 내수용 수입이 급증하여 대일 적자 확대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은은 대일 무역적자가 90년이후 확대되고 있는 것은 최근의 내수 팽창에 따른 수출여력 감소 및 수입수요 증대라는 요인에다 우리 산업구조의 취약성 및 임금상승과 기술격차에 따른 가격 및 비가격경쟁력의 약화라는 근본적 요인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대일 무역 역조개선을 위해서는 ▲기계류·부품·소재산업의 육성,기술혁신 및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수입유발적인 경제체질을 개선하고 ▲엄격한 총수요 관리를 통해 성장잠재력을 초과하는 내수팽창을 억제하여 물가 및 임금의 안정기조를 공고히 하며 ▲폐쇄적인 일본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일본의 수입구조변화에 재빨리 대응할 수 있는 대일 수출전략을 모색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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