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툭하면 얼굴·눈꺼풀까지 퉁퉁 부종…신장·간에 숨은 병 있나 찾아 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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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어찌 보면 '사람은 물 주머니'다. 70%가 물이니 틀린 표현도 아니다. 물풍선처럼 부풀어오르는 부종이 흔한 증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이렇게 대수롭지 않게 붓는 현상 뒤에 때론 심각한 질병이 숨어 있을 수 있다. 부종이 질병을 알리는 경고 사인일 수도 있는 것. 툭 하면 붓는 부종, 어찌해야 할까.

◆대수롭지 않은 부종=부종은 인간의 직립보행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력에 의해 아래로 내려간 수분이 다시 올라오지 못하고 체류할 때 부종이 생긴다는 것이다.

심장에서 뿜어져 나온 혈액(수분)은 동맥을 통해 피하 조직으로 흘러든다. 그리고 각 기관에 영양과 산소를 공급한 뒤 정맥을 통해 다시 심장으로 돌아온다. 이때 수분이 회수되는 경로는 두 가지. 90%는 정맥으로 들어오고, 나머지 10%는 림프관을 거친다. 왜 수분 회수경로가 이원화됐을까. 전자가 일반 하수관이라면 후자는 산업폐기물만을 유통하는 특수 정화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림프관을 거치는 수분엔 병원균.노폐물 등이 함유돼 있어 정화처리가 된 뒤 심장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다리나 배가 붓는 현상은 대부분 림프 등 조직에서 회수하지 못한 수분 때문에 발생한다. '특발성 부종'으로 부르는 이들 부종은 주로 운동 부족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여성에게 많은 것이 특징. 정맥과 림프관을 꽉꽉 짜주는 근육이 부족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림프관의 활동이 둔해지기 때문이다.

◆심각한 부종=질환과 관련된 부종은 국소성과 전신성으로 나뉜다. 국소성은 염증이나 종양이 정맥.림프관을 막아 나타난다. 비대칭적이고, 누워서 팔다리를 높게 해도 붓기가 빠지지 않는다. 세균이 피하조직에 침투하는 봉와직염도 국소성 부종을 초래한다. 이때는 피부가 빨갛고, 따끈따끈하며, 누르면 아프다.

전신성은 몸 전체에 나타난다. 대표적인 원인 제공자는 ①신증후군.신부전 같은 신장 질환 ②울혈성 심부전 등 심장 질환 ③간경화증 등 간 질환이다.

신장질환이 생기면 신장에서 단백뇨가 소변으로 빠져나가 심한 단백뇨.저알부민혈증.고지혈증을 동반한다. 얼굴.눈꺼풀 등 피부가 얇고 중력과 무관한 곳이 붓는다. 아침에 심한 것도 특징이다.

간경화증은 복수가 차고, 황달.거미모양 혈관종이 함께 나타난다. 또 울혈성 심부전은 심장과 간이 커지고, 호흡곤란.심잡음을 동반한다. 저녁에 심하고, 다리와 누웠을 때 엉덩이 쪽이 심하게 붓는다.

림프관이 막혀 생기는 부종도 있다. 유방암 수술 뒤엔 주로 팔에, 자궁경부암.난소암 수술 뒤엔 다리가 붓는다. 선천적으로 림프관이 미성숙하거나 생기지 않는 사람도 있다.

◆원인 따라 부종 치료를=특발성 부종이라면 걷기 등 운동량을 늘려 주는 방법으로 해결한다. 정맥과 림프관을 펌핑해 주는 근육을 만들어 줘야 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림프관과 혈관을 눌러 혈류를 개선한다. 즐겁게 사는 자세도 필요하다. 우울증이 림프관의 활동을 떨어뜨린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림프 부종일 경우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피부층에 노폐물이 쌓여 두꺼워진 뒤엔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질환에 의한 부종은 적극적으로 원인질환을 찾아 치료를 받는다. 증상이 지속적이고 반복적인지, 그리고 하루 체중 변화가 600~1000g 이상 되는지, 양말자국이 깊이 파이거나, 반지가 들어가지 않는 현상이 1주일 이상 계속되는지를 파악한다.

섣부른 이뇨제 복용은 삼가야 한다. 신장독성이 있는 이뇨제를 장복해 병을 키울 수 있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탈수.저칼리혈증과 같은 전해질 장애, 고혈당.고지혈증 등 대사 장애, 성기능 장애와 청력 장애 등이다.

고종관 기자

◆도움말: 경희의료원 신장내과 이태원 교수, 강남성모병원 재활의학과 이종인 교수

■ 집에서 하는 부종 개선법

1. 발목 돌리기=오래 앉아 있는 사람이라면 책상 아래서 발목을 돌리고, 병으로 종아리 굴리기를 한다. 수분이 다리 쪽에 체류하는 특발성 부종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 다리의 피로를 푸는 효과도 있다.

2.손바닥 문지르기와 배 마사지=손바닥을 따뜻하게 문지른 뒤 누워 손바닥으로 배를 문지른다. 장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꼬르륵 소리가 날 때까지 계속한다. 배의 붓기를 줄여 주면서 변비도 함께 개선된다.

3.복식 호흡=복식 호흡이 잘 안 되는 사람은 누워서 배 위에 책을 올려놓고 아래위로 움직이도록 호흡한다. 온몸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

4.스트레칭=관절 부위를 천천히 눌러 주고, 압박한다. 스트레칭 과정 중에는 자연스럽게 숨을 쉬며, 깊숙한 동작을 취할 때는 멈춘 자세에서 10을 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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