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땅값 75년이후 첫 하락/평균 0.53%… 6대도시 0.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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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건설부 발표 2분기 동향/토지공개념 등 투기억제 영향/가장 많이 떨어진 곳 대전 대덕구·서울 관악구순
지난 2·4분기중 전국의 땅값이 75년 정부가 지가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17일 건설부가 발표한 「2·4분기 지가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중 전국의 땅값은 평균 0.53%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4분기(0.43% 상승)보다는 0.96%포인트가,지난해 2·4분기(3.39% 상승)에 비해서는 3.92%포인트가 낮아진 것이다. 집값은 지난해 5월이후 하락세가 계속돼 왔다. 그러나 땅값은 비록 지역적으로 이미 하락추세를 나타낸 곳이 있지만 평균적으로 이처럼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건설부는 『토지공개념을 비롯한 각종 투기억제시책이 본격 도입되면서 투기적 가수요가 감퇴된데다 2백만호 주택건설 및 택지·공장용지 등의 공급확대 등으로 부동산경기가 전반적인 안정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앞으로도 상당기간 이같은 현상이 지속돼 올해 전체로는 5% 가량 땅값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4분기중 지역별로는 ▲6대도시가 평균 0.89% 하락한 반면 ▲기타 중소도시는 0.18% 하락에 그쳤고 ▲군지역은 0.02%가 오른 것으로 나타나 대도시 지역이 전국의 지가안정을 주도하는 양상을 보였다.
시·군·구별로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대전시 대덕구(마이너스 4.88%)·서울시 관악구(마이너스 4.06%)·대전시 유성구(마이너스 4.06%),가장 많이 오른 곳은 인천시 중구(2.82%)·경기도 미금시(2.43%) 등의 순이었다.
◎부동산가격 안정기조 정착… 지속여부 관심(해설)
사상 처음으로 나타난 땅값 하락현상은 경제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토지는 주택·상가·사무실 등 여타부동산에 비해 수급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가격도 상대적으로 상승·하락속도가 늦은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주택 등 건물값은 지난해 봄부터 떨어지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땅값은 여전히 상승세가 계속돼 왔었다.
따라서 땅값의 하락은 비록 하락폭이 미미하기는 하지만 부동산경기의 안정기조가 정착됐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이는 부동산시장에 몸 담고있는 각 경제주체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켜 향후 땅값을 더욱 떨어뜨리는 상승작용을 하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추세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여부. 건설부는 이에 대해 『줄잡아 2∼3년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나 업계에서는 대통령선거 등 물가오름세 요인으로 실물투기가 재현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한다.
땅값 하락은 ▲토지초과이득세의 환급사태 등 재산관련 세수의 감소 ▲주택·공장용지 등의 공급축소 등도 초래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민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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