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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건강] 감기 참 안 떨어지네 … 혹시 비염? 천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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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기온이 오르면서 한낮엔 반소매로, 아침.저녁 땐 긴소매로 다니는 사람이 늘고 있다. 덩달아 감기에 시달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 겨울이 아닌 탓에 며칠간 콧물.재채기가 나오다 말겠지 하다간 큰코다친다. 콧물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 안 나올 정도로 목이 쉬거나 중이염.폐렴.축농증 등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도 많다. 인류가 앓는 가장 흔한 병, 개도 여름철엔 안 걸린다는 감기, 과연 오뉴월을 넘어 복더위가 시작되면 사라질까.

◆사시사철 유행하는 감기의 정체=감기는 코.편도선.후두 등에 이르는 기관지 위쪽 상기도(上氣道)가 감염되는 병. 주로 바이러스가 원인균이며 마이코플라자 같은 세균도 한몫한다.

감기는 감염된 균의 종류에 따라, 또 똑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환자의 나이.면역 상태, 이전에 감염됐는지 여부, 알레르기성 체질 등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다. 예컨대 리노 바이러스는 콧물.재채기를 주로 유발하며, 아데노 바이러스.연쇄상구균 등은 목이 아픈 인후염.기침을 동반한다.

감기는 어른보다는 어린이가 심하게 앓는 것도 특징이다. 면역 기능도 약하고, 호흡기도 미숙하기 때문. 호흡기는 사춘기가 될 때까지 계속 자라고 성숙한다.

그렇다면 감기는 언제 빈발할까. 정답은 겨울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처럼 겨울에만 활동하는 바이러스도 있고, 찬바람.건조한 날씨 등이 각종 호흡기 바이러스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

하지만 아데노 바이러스처럼 겨울뿐 아니라 봄.여름.가을 등 사시사철 존재하는 감기 바이러스도 많다. 즉 공기 중에 감기를 초래하는 병균이 늘 존재하며, 건조한 날씨와 스트레스.집단 생활 등 거친 환경에 처하면 쉽게 걸릴 수 있다. 실제 아데노 바이러스는 신병 모집 훈련소에서 집단 발병이 잦다.

◆감기도 합병증은 무서워=감기는 통상 열.재채기.콧물.기침.인두통 등에 시달리다 1주일 이내에 낫는다. 하지만 자칫 중이염.축농증 등 합병증이 생길 우려가 크고, 폐렴.모세기관지염 등 하기도(下氣道)쪽에 감염되기 쉽다.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가 고위험군이다.

건강한 성인은 어릴 때부터 감기 바이러스에 반복 감염되면서 체내에 면역력이 생긴다. 따라서 재감염시 가볍게 앓고 지나갈 수 있다. 반면 어린이는 면역이 없는 상태에서 병균에 처음 노출되기 때문에 심하게 앓게 마련이다. 예컨대 아데노 바이러스의 경우 어른은 가벼운 감기로 앓지만 어린이는 치명적인 폐렴으로 진행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

해부학적 구조도 어린이가 불리하다. 중이염 합병증만 해도 이관(耳管)이 짧고, 넓으면서 직선인 어린이에게 흔하다.

◆감기가 오래 간다면 다른 병을 의심=통상 감기는 1주일 이내, 폐렴으로 진행돼도 2주면 낫는다. 따라서 감기 증상이 길다 싶으면 다른 병을 의심하고, 정밀진단을 받을 필요가 잇다. 치료법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콧물이 주증상인 비염만 해도 알레르기성 비염과 염증성 비염이 다르다.

<표 참조>

기침도 감기뿐 아니라 천식, 기침이형 천식, 후비루염(코가 목으로 넘어가는 증상), 그리고 만성기관지염이나 위식도 역류증 등 원인이 다양하다.

하지만 기침이형 천식만 해도 일반적인 천식과 달리 쌕쌕거리는 소리(천명), 호흡곤란 등은 거의 없이 기침만 하다 보니 감기 치료만 받는 경우가 흔하다. 이 병은 캡사이신 유발검사를 받아야 확진이 가능하며, 천식 치료를 해야 좋아진다.

◆감기 예방은 사시사철 생활화해야=감기 유발 병원균은 항상 공기 중에 존재한다. 따라서 감기 예방도 늘 생활화해야 한다.

감기 바이러스는 주로 환자의 분비물을 손으로 만진 후 눈.콧등을 부비다 걸린다. 따라서 감기 예방의 첫걸음은 온 가족이 모두 외출 후 귀가했을 땐 곧바로 손 씻는 일을 하는데서부터 출발한다. 또 호흡기 섬모운동을 활성화하도록 수분 공급을 충분히 하고, 실내 공기를 건조하지 않게 유지해야 한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도움말=서울대병원 소아과 이환종 교수, 내과 조상헌 교수, 한양대병원 내과 배현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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