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은 지금 구조조정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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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경기 침체 여파로 자영업자 수가 계속 줄고 있다. 자영업자 수는 1분기 589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만7000명이 줄었다. 외환위기 직후 30%까지 치솟았던 자영업자 비중도 1분기 25.8%까지 떨어졌다. 가족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임금을 받지 않고 일하는 무급 가족 종사자의 수도 줄고 있다. 1분기 무급 가족 종사자 수는 130만4000명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66년 1분기 이후 최저였다.

통계청 은순현 고용통계과장은 "경기 침체로 동네 구멍가게나 숙박업 등 소규모 자영업체의 경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며 "대형 유통업체가 늘면서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시장에서 구조조정 대상이 된 것도 이유"라고 말했다. 도.소매업이나 음식.숙박업에 종사하는 사람 수는 2002년 599만8000명을 정점으로 올 1분기(574만3000명)까지 계속 줄고 있다. 게다가 농림어업 종사자가 계속 줄어든 것도 자영업자 수 감소에 한몫했다.

자영업자 감소는 이들에게 고용된 일용직 근로자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일용직 근로자 수는 2002년 243만3000명에서 지난 1분기 207만5000명으로 줄었다.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9.1%)도 98년 3분기(8.8%) 이후 가장 낮았다. 일용 근로자는 근로 계약 기간이 1개월 미만인 사람들로 식당이나 도.소매 점포에서 일주일 단위로 돈을 받고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이나 건설업체 일용직 노동자 등이 포함된다.

통계청은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자영업자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최근의 자영업 구조조정을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며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자영업자와 고용된 종업원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계약기간이 1년 이상인 상용 근로자 수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2002년 686만2000명이었던 상용 근로자수는 1분기 840만4000명으로 22.4% 증가했다. 상용 근로자 비중도 전체 근로자의 36.8%로 96년 1분기(37.3%)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이후 20%대까지 떨어졌던 상용 근로자의 비중이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계약 기간이 1개월~1년 미만인 임시근로자 수도 516만3000명으로 취업자의 22.6%를 차지해 2004년 2분기(22.9%) 이후 가장 높았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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