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킹엄' 의식 맞추느라 진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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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텍사스'가 '버킹엄'의 의식을 맞추느라 진땀을 뺐다. 부시 대통령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만찬은 왕실 격식에 맞추기 위한 미국의 진지한 노력이 돋보인 자리였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뿐 아니라 로라 부시 여사도 옷차림에 신경을 썼다. 로라 여사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옷차림과 충돌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도록 색깔을 미리 조율했다. 백악관은 엘리자베스 여왕을 맞이하기 위해 국무부의 의전 담당 책임자로부터 조언을 얻었다. 그 결과를 담은 소책자가 별도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 책자는 기밀은 아니지만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 가이드북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식성까지 담겨 있었다. 로라 부시 여사의 수석보좌관인 애니타 맥브라이드는 "여왕은 향이 강한 음식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여왕을 위한 만찬에서는 그녀가 식사를 마칠 경우 모든 참석자가 식사를 끝내도록 해야 한다는 사실이 사전에 고지됐다. 그러나 백악관의 고위 관계자는 만찬에 앞서 "부시 대통령이 워낙 음식을 빨리 먹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여왕이 먼저 행동을 취하기 전에는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하는 동작을 취할 수도 없었다.

여왕을 맞이하기 위해 백악관은 새로 페인트를 칠했고 창문도 닦았다. NYT는 "여왕의 방문이 이라크 전쟁과 의회에서 민주당과의 싸움으로 지친 백악관에 들뜬 분위기를 선사했다"고 전했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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