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교육 국교 때부터 실시해야|서울시교육연구원 세미나서 지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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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능력과 적성을 무시한 무분별한 대학진학 열과 입시위주 학교교육에서 소외된 청소년들의 방황·탈선이 늘어나고 산업현장에서는 인력난이 심화돼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가운데 어릴 때부터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진로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조기 진로교육이 시급한 교육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연구원은 최근 이 문제와 관련, 서울 우면동 한국교총에서 「국민학교 진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주제발표자들은 한결같이 인적자원의 낭비를 막고 건전한 직업의식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민학교 때부터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진로교육을 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내용을 소개한다.
◇김충기 교수(건국대)=진로지도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교육과정이다. 고등학교·대학교에서 자신의 진로방향을 계획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이미 진로선택의 시기를 놓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민학교 때는 장래직업의 선택을 위한 기초적 단계로 일과 직업세계에 대한 기본지식· 정보를 제공하고 자기에게 알맞은 직업에 대한 탐색과정이다,.
지금까지 진로교육에 대한 중요성만 강조했지 보다 구체적이고 실천가능한지도내용과 방법이 개발되지 않고 있다. 진로교육의 필요성만 강조할 시기는 지난 만큼 교재 개발 등이 빨리 이루어져 학교현장에서 진로교육이 실시돼 한다.
◇길형석 교장(서울운현국교)=국민학교 진로교육은 전 교과활동을 통해 이루어져야한다. 즉 국민학교 교육과정은 각 학년·각 교과에 포함되거나 관련돼있는 단원의 목표와 내용을 분석하고 추출해 지도해야 한다. 현행 교육과정에는 도덕·국어·사회·실과교과에 주로 포함돼있고 교과간 서로 관련을 가진 통합교육활동을 통해 이루어지도록 돼 있으므로 학년수준에 맞는 체계적인 계획과 재구성으로 효율적인 진로지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김일환 교사(서울교대부속국교)=학교 교육 속에 진로교육이 확고하게 자리잡기 위해서는 먼저 진로교육을 담당할 부서를 학교별로 마련해야 한다. 진로교육이 교과화 돼 있지 않고 담당 부서를 만들지 않고는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진로교육에 대한 교사연수를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학교교육이 그렇듯이 진로교육도 교사에 의해 성패가 판가름나는 법이다. 따라서 교사들에게 진로교육의 중요성을 심어주고 교사자신이 일과 직업의 세계에 대해 잘 알도록 재교육이 필요하다.
또 정규진로교육시간을 마련해야 한다. 진로교육도 엄연히 교육과정 내에 편성돼야 하기 때문이다. 교과시간에는 직업과 일에 대한 이해를 특별활동시간에는 실습 등을 통해 체계화시켜야 한다.
이와 함께 산업체와 학교간 협동체제가 안돼 있는 현실에서는 산업현장 인사를 학교로 초청, 현장에서의 생생한 경험을 들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임두순 연구원(한국교육개발원)=진로교육은 학생을 중심으로 학교·가정·사회가 상호협동으로 지도할 때 효과가 배가된다 즉 가정-학교-사회에서 연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계속성), 가정과 학교·사회가 상호협조체제로 수행해야 효과가 증대되며(통합성), 학교·가정·사회가 고유한 역할을 분담해야 할 책임도 있다.(고유성)
◇박창진 교장(서울삼성국교)=우선 학교에서 인간성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 .나는 어떤 존재인가」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내가 훌륭한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에 관한 근본적인 교육이 강조돼야 한다.
손에 흙을 묻히며 농작물을 재배해 본다든가, 직접 땀 흘리며 일을 해 봄으로써 노동이 신성하다는 근로관을 경험케 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가정통신문·어머니교실·아버지모임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학부모의 교육관을 바꾸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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