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얼마나 벌까"…5인의 재테크(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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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투자 한 달의 평가는 냉정했다. 공격형씨는 76만7천원의 이익을 보고 활짝 웃었다. 그러나 정석형씨는 이익은커녕 37만9천원의 손해를 보고 속이 쓰리다. 우리 투자자 5인방 중 공씨와 정씨의 손익차이는 한달 새 무려 1백14만6천원이나 났다.
지난주에는 드디어 채권팀이 움직임을 보였다. 채권을 사들인 후 3주일 동안이나 주판알만 퉁기며 만족해하던 단기채씨가 용기를 내 채권을 팔았다.
단씨는 지난달 20일 17%의 수익률로 샀던 93년4월 만기 산업금융채권을 11일 똑같은 17%의 수익률로 팔았다. 그러나 채권은 날마다 이자가 불어 같은 수익률로 팔면서도 누적이자에서 매매수수료(매매대금의 0·1%로 1만60원)를 빼고도 이익을 남겼다. 단씨는 금주 말이나 다음주쯤 채권값이 더 떨어졌을 때 만기가 석달 정도 남아있는 초단기채를 골라 산 뒤 도중에 팔지 않고 만기가 되면 상환받는 전략을 세웠다.
장기채씨는 함께 팔고 바꿔 타자는 단씨의 유혹을 뿌리치고 지조를 지켰다. 채권투자는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려야 된다는 생각에서다. 그 결과 장씨는 신탁형씨와 단씨를 앞지르고 누적수익 2위로 떠올랐다. 장씨가 갖고 있는 3년 만기 회사채는 장기채권이므로 수수료가 매매대금의 0·3%인 6만원선으로 많아 섣불리 팔았다간 누적이자가 매매수수료로 다 날라가게 된다.
보름째 지켜보며 기회만 엿보던 공격형씨가 드디어 투자에 나섰다. 그는 10일 현대건설 주식 1천60주를 주당 1만원씩에 사들였다. 최근 또다시 현대그룹에 대한 금융제재에 따라 주당 9천7백원까지 떨어져 바닥을 다졌기 때문에 곧 반등하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이 주식은 이튿날 2백원이 올라 8만3천원의 추가수익을 올렸다.
반면 정석형씨는 2주째 손해를 보았다. 첫 실패를 교훈 삼아 나름대로 머리를 짜냈으나 손실은 더 커졌다. 정씨는 우선 값이 떨어지고 있는 천광산업 주식을 팔았다가 더욱 떨어지자 다시 사들이는 순발력을 보였다. 또 1만2천8백원을 최고로 주춤거리는 한올제약 주식도 처분했다. 그래도 누적손실은 37만원이었는데, 그나마 가만히 갖고만 있었더라면 손실이 1백만원에 이르렀으리란 계산을 하고 마음을 달래기로 했다. <자료제공=동서증권><정리=양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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