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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감축/조직개편/재고조절/기업마다 “군살빼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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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실적나쁜 부서 아예 없애/임원 줄이고 계열사 합병
경영여건이 어려워지면서 기업들도 인원감축·조직개편·재고줄이기 등 감량경영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살을 빼지 않으면 쓰러진다」는 원칙아래 사내도산제를 엄격히 적용,실적이 좋지않은 사업부를 과감히 없애고 남는 인원을 재배치 시키는 대신 아예 해고시키는 이른바 「정리해고」바람이 불고있다.
철강업의 경우 삼미그룹이 경영내실화를 위해 임원의 3분의 2를 줄인다는 원칙아래 주력업체인 삼미특수강의 부사장 4명 가운데 3명을 퇴임시켰으며 그동안 확대로만 치달아온 포항제철도 지난해말 전체인원 2만5천1백여명에서 4월말 현재는 2만4천9백여명으로 처음으로 2백명이 줄어들었다.
대기업인 L사와 D사도 최근 각각 계열사를 합병하면서 흡수되는 회사의 총무·기획·관리 등 간접인력 대부분을 해고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가 비교적 좋은 업종을 가진 선경그룹까지 해마다 5∼8%씩 늘어나던 인원이 올해는 처음으로 7.5%의 감소로 돌아서 그룹 총인원이 지난해보다 1천7백여명 감소한 2만7백60여명으로 줄어들만큼 기업들의 군살빼기가 한창이다.
조직개편과 인원감축은 대외신용도를 고려해 경기가 상대적으로 나쁜 철강·종합상사·의류업종에서 주로 사무직을 대상으로 비밀리에 이루어지고 있으나 내수·수출이 회복되지 않는한 총액임금제 등 노조와의 교섭이 마무리되는 올 하반기부터는 업종과 직종에 관계없이 군살빼기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금융비용 부담을 덜기위한 기업들의 재고줄이기 운동도 한창이다.
자동차업계는 현금할부 기간과 함께 판매가격까지 인하해 늘어나는 재고줄이기에 안간힘이고,가전업게도 에어컨·세탁기 등 성수기에 접어든 가전제품까지 할인판매 하고 있다.
또 재고처분을 위해 직원들의 연고를 동원해 싼값에 처분하는 사내판매제를 실시하는 회사도 크게 늘고있고,의류의 경우 신제품까지 「땡시장」(아예 옷의 무게를 달아 처분하는 덤핑시장)에 내놓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분간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인만큼 기업들은 내부의 군살빼기를 통해 버틸 수 밖에 없다』며 『단기적으로는 재고처분과 가동률을 낮추는 방법을 취하겠지만 임금이 그동안 크게 오른만큼 중장기적인 기업들의 감량경영은 「해고는 안된다」는 기존의 인식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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