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日 롯데 입단] '머린스 킹'이라 불러다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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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타자' 이승엽(27)이 등번호 36번이 새겨진 일본 지바 롯데 머린스의 유니폼을 입고 일본 프로야구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승엽은 16일 한국과 일본 보도진 1백여명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뉴오타니 호텔에서 입단식을 하고 "일본에서 뛰는 2년 동안 시즌 타율 2할9푼, 홈런 30개, 타점 1백점 이상의 기록을 달성하겠다"며 "지난 30년 동안 한번도 일본 시리즈 정상에 서지 못한 롯데에 우승 선물을 안기고 싶다"고 '라이언 킹'으로서의 포부를 당차게 밝혔다.

다소 긴장된 표정의 이승엽은 "이제 일본 프로야구 선수가 된 만큼 메이저리그 이야기는 접고 싶다"면서도 "2년 뒤 얼마나 좋은 성적을 거뒀는지로 평가받겠다"고 말해 메이저리그 도전의 꿈을 내비쳤다.

그는 "선동열.이종범 등 일본에서 뛰었던 선배들로부터 일본 프로야구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충고를 받았다"며 "내년 1월 10일 팀에 합류할 예정이나 그 이전이라도 빨리 훈련에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세이부 라이언스 소속의 마쓰자카 투수와의 라이벌 대결에 대해선 "마쓰자카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내가 홈런을 쳤던 때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성장했다"며 "그의 실투를 기다려선 칠 수 없으므로 한가지 구질을 노려 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대표타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9년 전 데뷔했을 때의 마음가짐으로 새롭게 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지바 롯데의 보비 밸런타인 감독은 이날 "이승엽을 팀의 일원으로 맞게 돼 흥분감을 느낀다. 이승엽은 팀의 중요한 존재가 될 것"이라는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이날 입단식에는 한복 차림의 재일 한국 민단 지바지부 관계자들이 이승엽 선수에게 꽃다발을 전하며 내년 시즌에서의 활약을 당부했다.

지바=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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