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 "야당과의 연합" PD "독자후보 출마"|학생운동권 대선 참여 논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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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대통령선거가 앞으로 6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학생운동권의 선거참여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87년 대통령 선거 당시 내부 노선의 차이로 심각한 분열양상까지 빚었던 경험을 가지고 있는 학생운동권은 이번에 똑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 대선 참여 노선을 놓고 논의가 한창이다.
당시 김대중후보에 대한 비판적 지지를 선언한바 있는 전대협 등 민족해방(NL)계열은 민주정부수립을 목표로 하는「민주대연합론」을 펼치며 대선에서 야당과의 연합을 강조한다.
방면 민중민주(PD)계열은 이를 보수야당추종주의라고 비판하며 민중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위한「독자후보출마론」을 내세워 차이를 보인다.
◇범민주 단일후보론=「민주대연합론」의 구조를 이루는 주장으로 이번 대선을 통한 최소한의 목표를「정권교체」에 두고 민주당 등 기존야당과의 연합을 강조하고 있다. 즉 재야측 후보가 단일화를 위해 사퇴하더라고 일정한 요구를 민주당측에 제기, 대선 승리 후 민주연립정부구성으로 이끌어 간다는 입장이다.
전대협 등 학생운동주류세력은 당선 가능성이 높은 김대중 후보 외엔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분석아래 대선 승리를 위해 반민자비호남 성향의 유권자를 끌어들이는 구심점으로 재야운동세력의 결집이 필요하다고 보고있다. 이를 위해 전대협은 이미 전국연합이 제의한「민주정부수립을 위한 국민회의」를 중심으로 민주당과의 정치 협 상회의 개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대협은 8월까지 조국통일운동을 펼치며 내부역량을 다진 뒤 2학기부터 본격적인 대선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5일 서울대에서 재야 각 세력이 참가하는 시국대토론회를 여는 등 내부노선 차이를 극복하는데 주력하고있다.
◇독자후보론=PD계열은「민주대연합론」이 자칫 야당의 들러리만 서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비판하며 민중독자후보를 내세워 보수야당의 기회주의적 속성을 폭로하고 민중의 정치세력화를 이뤄야한다는 논리를 펴고있다. 즉 대선 이후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독자 출마해 대중을 조직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보고있다.
진보정당추진위·민중진영 단일정당추진위 등 독자정당 결성파들이 두드러진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16일에는 고려대에서「민중대통령추대를 위한 결의대회」를 가진 것을 비롯, 민중 후보 지원단 구성·선거기금모금활동 등 전대협과는 별도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중이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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