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잔디 - 반 클레이' 테니스 코트서 맞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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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달이 트로피를 들고 관중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마요르카 로이터=연합뉴스]

절반은 잔디, 절반은 클레이로 만들어진 복합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코트 바닥 전투(The Battle of Surfaces)'의 승자는 라파엘 나달(스페인.세계 2위)이었다.

나달은 3일(한국시간) 스페인 마요르카의 팔마 아레나 벨로드롬 특설 코트에서 열린 이벤트 대결에서 세계 1위 로저 페더러(스위스)를 2-1(7-5, 4-6, 7-6<12-10>)로 꺾었다. 경기장에는 7000여 관중이 몰려 2시간30분 가까이 진행된 세기의 이색대결을 지켜봤다.

이번 대결은 '잔디 코트 48연승의 페더러와 클레이코트 72연승인 나달이 공평한 코트 조건에서 맞붙는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하는 기상천외한 발상에서 기획됐다. 한 차례의 대결을 위해 주최 측은 163만 달러(약 15억원)를 들여 특설 코트를 만들었다. 클레이 쪽에는 1.5t의 진흙이, 잔디 쪽에는 400㎡의 잔디가 들어갔다.

클레이코트 쪽에 선 나달의 첫 서브로 시작된 이날 경기에서 평소대로 페더러는 네트 플레이, 나달은 베이스라인 플레이로 맞서 한 세트씩 나눠가졌다. 두 선수는 코트를 바꿀 때마다 운동화도 갈아신는 진풍경도 연출했다.

경기 결과는 나달의 승리지만 코트에 따른 포인트만 비교하면 페더러는 역시 잔디의 황제였고, 나달은 클레이의 제왕이었다. 잔디 코트에선 페더러가 58-51, 클레이에선 나달이 70-58로 앞섰다.

페더러는 "절반은 잔디, 절반은 클레이인 코트에서 경기를 해 보니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나달은 "페이스의 변화가 많은데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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