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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타민] 전국은 '고철 도둑'과의 전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충주시는 4월 한 달 동안 1000여만원을 들여 알루미늄으로 된 관내 54개 난간 이음매를 모두 용접처리했다. 절도범들이 올 들어서만 다리 세 곳의 알루미늄 난간 150m를 뜯어갔기 때문이다. 알루미늄은 고물상에서 무쇠보다 7~8배 비싼 ㎏당 1500원 정도에 거래된다.

이처럼 다리 난간은 물론 전선 등 금속류 고물 도둑이 극성을 부리자 지자체가 시설물 절도를 막기 위해 갖가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다리 난간 용접과 CCTV(폐쇄회로TV) 설치는 물론이고 순찰대까지 운영하고 있다.

충주시는 6월까지 5000여만원을 들여 인적이 드문 농촌지역 교량 2~3곳에 폐쇄회로 TV를 설치키로 했다. 시는 또 앞으로 건설하는 다리의 이름판은 볼트.너트로 고정한 다음 용접 처리하거나 아예 대리석 등 석재를 쓰기로 했다.

지금까지 다리 이름판은 황동으로 제작한 뒤 모르타르로 부착, 절도범들이 쉽게 떼어갈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시는 하수구 맨홀 뚜껑이 자주 없어지는 지역에서는 담당 공무원들이 조를 짜 순찰하고 있다. 무쇠 고물 값이 ㎏당 200원을 웃돌면서 맨홀 뚜껑은 '밤손님'들의 주요 표적이다.

이병우 도로담당은 "이들 시설물이 사라지면 인명을 앗아가는 안전사고와 직결될 수 있는 만큼 공무원들이 순찰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충주에서는 올 들어 다리 난간과 도로 옆 빗물받이 뚜껑 116개 등 공공시설물 5000여만원어치가 도난당했다.

충남 서산시에서는 올 들어 3월까지 스테인리스로 만든 게시판 3개가 도난당했다. 이들 게시판(가로 2.7m, 세로 1.2m)은 제작비만 350여만원이나 들지만 고철로 되팔면 개당 20여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서산시는 대한노인회 소속 노인들을 공공시설물 순찰대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관내 500여 개 게시판이 주로 경로당 인근에 많이 설치돼 있어 노인들에게 관리를 맡기면 도난을 예방하고 노인 일자리도 생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산=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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