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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빅2 승부, 6월 시·도당 선거로 윤곽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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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04면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6월로 예정된 시ㆍ도당 위원장 선거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대선 후보를 8월에 뽑기로 합의했지만 지역별로 6월 20일을 전후해 치르는 시ㆍ도당 위원장 선거가 경선 판세를 가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대선 후보 경선에서 당원 투표를 50% 반영하게 돼 있어 시ㆍ도당 위원장의 영향력이 크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은 지역별 위원장 성향 분석에 들어가는 등 대비에 나섰다. 당 지도부에서는 이 선거가 양 후보 지지 세력 간 분열을 증폭하지나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권영세 최고위원은 24일 “최근 지도부 회의에서 시ㆍ도당 위원장 선거가 두 후보의 대리전이 될 가능성에 대한 염려가 나왔다”며 “경선 두 달 전인 6월부터 지역별로 편을 나누어 싸우면 당의 분열이 빨라지고 분명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권 최고위원은 “위원장 선거를 하지 말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밝혔다. 시ㆍ도당 위원장 선거를 하지 않으려면 위원장 임기를 1년으로 규정한 한나라당 당헌ㆍ당규를 바꿔야 한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당위원장인 남경필 의원은 이날 ‘한나라당이여 반성하라’라는 글을 통해 “시ㆍ도당 위원장 등 주요 당직자들이 각 후보 캠프의 책임자로 임명될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온다”며 경고음을 냈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캠프는 6월 선거를 치르려면 다음달 초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양 캠프는 현 시ㆍ도당 위원장 중 상대 후보를 지지하는 위원장에 맞세울 카드를 살펴보고 있다. 이 전 시장 쪽에서는 박종근(대구)ㆍ서병수(부산)ㆍ심재엽(강원) 위원장 등을 박 전 대표 측 인사로 지목한다. 박 전 대표 캠프에선 김광원(경북)ㆍ홍문표(충남)ㆍ권경석(경남) 위원장 등을 상대와 가까운 사람들로 보고 있다.

이 전 시장 캠프의 이춘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이번 위원장 선거는 8월 경선의 전초전이기 때문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며 “선거를 연기하자는 논의도 있어 이를 주시하면서 선거에 나설 후보를 물색하려 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 측의 이성헌 전 의원은 “박 전 대표 시절 공천권을 비롯한 중앙당의 권한을 시ㆍ도당으로 대폭 위임해 시ㆍ도당의 역할이 막강해졌다”며 “16개 시ㆍ도별로 어떤 후보가 나설지 등을 물밑에서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와중에 강재섭 대표의 중재로 어렵게 합의된 경선 룰을 놓고도 여진이 이어진다. 지도부에서부터 새로운 문제 제기가 나왔다. 전여옥 최고위원은 “8월 19일로 유력시되는 경선 시기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전 최고위원은 “경선은 누가 이기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좌파정권의 종식’이라는 커다란 목표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정부가 8월 15일에 맞춰 대형 이벤트를 내놓으면 우리 경선이 묻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휴가에, 태풍에, 8월 19일은 생뚱맞은 시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3∼4주 정도만 늦춰 추석 직전에 치르면 명절 때도 경선이 화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황우여 사무총장은 “이제 와서 경선 시기를 재론하는 것은 어렵다”고 반대했다. 권영세 최고위원도 “개인적으로는 9월 16일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두 주자가 합의한 내용을 돌이킬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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