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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군부/관­재계·언론 모두 장악/육사 5기·7기 치열한 세력다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수친다,11·12기와 혈연으로 단합
이번 태국 사태에서 대립되는 두 세력의 주역으로 등장한 수친다 크라프라윤총리(59)와 잠롱 스리무앙 민주연맹 대표(57)는 모두 군장성 출신으로 육사 선후배간.
지난해 2월 민선 차티차이 정권을 쿠데타로 뒤엎은 주역인 수친다 당시 국군 총사령관은 사관학교 5기생을 주축으로 육·해·공 3군과 경찰까지 끌어넣어 쿠데타를 주도해온 「군부실세」.
태국에서의 군부는 모든 TV·라디오 방송을 장악하며 국영기업체장을 겸임하고 농촌 개발사업 등 다양한 사회활동도 도맡아 하고있다.
80년대 프렘총리 시절 국영기업의 민영화 등으로 퇴역장성들의 기업체 진출이 많이 주춤했지만 아직도 그 세력은 광범위하다.
수친다총리는 정치인이면서 관료·언론인·기업인,그리고 사회사업가를 망라하는 군 대표로 군림해왔다.
현 집권세력을 대변하는 군부는 육사 5기 출신인 수친다를 정점으로 하여 육사 5기와 11기,12기 등이 혈연 등으로 단합되어 있다.
5기는 수친다총리,카세트국군총사령관,이사라퐁육군사령관(수친다의 처남) 등이 중심이며 차이나퐁 제1군사령관(방콕지구 관할,이사라퐁의 조카,11기 동창회장),사라포방공포사령관(91·2쿠데타 당시 차티차이총리 체포작전 지휘,12기 동창회장) 등이 심복으로 알려져 있다.
수친다총리와 카세트 국군총사령관이 5기를 분할 관리하고 있다는 설도 있다.
같은 육사 출신(7기) 장성이기는 하지만 「청백사」로 널리 알려진 잠롱이 단기필마로 나선 것은 그의 민주화 의지와 함께 군부 내의 파벌대립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잠롱은 육사 7기가 주축이 돼 크리앙사크 전총리를 몰아낸뒤 집권한 프렘총리 아래에서 80년 총리실 비서실장을 지냈다.
그러나 프렘총리는 군의 지나친 개입을 막기 위해 7기를 견제했고 5기는 이를 이용,「민주 군인」이라는 그룹을 조직하면서 태국 군부의 실세로 자리잡았고 이로 인해 군부내의 5기대 7기 싸움이 치열했다.
수친다총리는 이 파벌싸움에서 승리,프렘총리 시절 내무장관과 총리고문을 역임하면서 5기의 중심세력으로 등장했다.
수친다총리의 5기는 이같은 파벌싸움에 따라 자신들의 후계로 공공연히 11,12기를 지목하고 있어 그 안에 있는 7∼10기의 끈질긴 반발에 부닥쳐왔다.<방콕=전택원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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