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전력난 절전으로 이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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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전력공급 예비율이 절반 수준을 넘는다고 국회와 언론으로부터 심한 질타를 받은 때가 불과 5년전 일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전력공급 예비율이 1.2%였다고 한다.
이는 최근 5년간 연평균 전력 수요가 15%씩 증가해온 추이로 볼 때 금년에는 10%이상의 전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불시정전 10분만되어도 그 지역은 아수라장이 되곤 하는데 수시간 또는 수일씩 전기 공급이 되지 않는다면 산업경제와 우리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하겠는가.
이러한 위급 상황의 원인은 건설 호황과 가전제품 대형화 등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를 예측하지 못했던 점과 민주화 이후 지역 이기주의에 의한 발전소 건설부지 선정의 어려움 등 문제도 있겠지만 외적으로는 과소비 풍조에 편승한 불필요한 전력 낭비와 내적으로는 절전의식의 가치관이 결여되어 있는 문제가 더 크다고 보는 것이다. 여름철 전력수요의 1/4이 유흥업소와 냉방기라는 점이 더욱 그렇다.
발전소 한개를 건설하는데 5∼10년의 공기가 소요되고 여름철 며칠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발전소만을 건설할 수 없는 우리의 실정이고 보면 당장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너무나 자명하다. 불필요한 전기소비를 없애고 절제하는 것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는「절전운동」이라는 일상적인 구호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소비성 향락업소와 비 생산성 냉방 기기, 국민 생활과 거리가 먼 네온사인 등에 전기료를 중과하여 발전소 건설을 촉진시키는 이른바 전력사업의 효율적인 운용과 과소비억제 차원의 양면 정책을 펴봄직하다.
그리고 우리 국민 모두는「오늘 전등 하나의 절전이 내일 나의 집에 불을 켤 수 있다」는 절전정신을 되새기고 실전하자.【이선행<부산시 동래구 연산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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