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팔공산 큰 불/30㏊ 태우고 이틀째 계속 번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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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중학생들이 가재 구워먹다 발화
【대구=김선왕기자】 계곡의 물가에서 별다른 위험을 예상하지 못한채 모닥불을 피웠다가 온산을 잿더미로 만드는 재앙을 초래,바람이 잦은 계절의 행락객들에게 큰 경종을 울리고 있다.
5일 오후 3시45분쯤 대구시 연경동 팔공산자연공원내 속칭 갑골새에서 윤모군(13·중1·대구시 동변동)등 중학생 6명이 모닥불을 피워 계곡에서 잡은 가재를 구워먹으며 불장난하다 불길이 세찬 바람을 타고 산으로 옮겨붙어 동서양쪽 1㎞이내의 30㏊를 태우고 6일 오전 10시쯤 일단 불길이 잡혔다.
불이 나자 대구시·경북도는 인근 경북지역 시·군공무원과 대구시산하 전공무원 등 2천여명을 비상소집,헬기 6대를 동원해 주민들과 함께 진화작업에 나섰으나 세찬 바람과 험한 산세에 어둠까지 겹쳐 오후 11시30분쯤 진화작업을 일시 중단했다가 6일 오전 4시부터 다시 산림청 헬기 5대·공군헬기 4대 등 모두 13대의 헬기와 공무원·주민 등 7천여명을 동원,진화작업을 재개했다.
불이 난 갑골새는 행락객들이 많이 몰리는 유원지와는 동떨어져 평소 인적이 드문 곳이어서 어린이날에도 불구,인명피해는 없었으나 10년생 소나무 2천여그루와 울창한 잡목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대구시·경북도는 화재지역이 워낙 넓고 불길이 거세어 인력에 의한 진화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고 6일 오후 내릴 것으로 예보된 비에 의한 자연진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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