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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

중앙일보

입력

이코노미스트 창업한다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다. ‘사장님’이 되어보겠다고 무작정 덤볐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다. 창업해서 성공한 사람들은 그만의 특별한 노하우가 있게 마련이다. 밤낮으로 고민하면서 피나는 노력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남의 호주머니에 있는 돈을 내 호주머니로 옮겨오기가 쉬운 일인가. 그래서 성공한 창업자들의 얘기는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하다 하겠다.


‘섬마을 이야기’가락점 | 서상규씨

섬마을 이야기’가락점은 지난 2년간 꾸준히 매출 상위 점포로 꼽히는 곳이다. 서상규(43)씨는 2004년 회사 구조조정으로 퇴직한 후 창업을 결심했다. 점포 운영이나 영업 경험이 없던 그가 선택한 것은 ‘본사 체험 창업’.

해산물 주점으로 아이템을 정하고 이 체인점 본사에 입사해 1년 6개월간 간접경험을 쌓으며 일부러 ‘밑바닥 체험’을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점포 개발, 수퍼바이저, 창업 상담 같은 업무를 배우며 점포 운영 노하우도 얻었다.

“본사 근무 시절 성공한 음식점 사장들을 만나 성공 점포의 조건을 찾아냈습니다. 해답은 직원 관리더군요. 맛, 청결, 서비스는 결국 직원이 제대로 해줘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2005년 9월 2억5000만원을 들여 매장을 오픈한 서 사장. 자리 잡는 데는 채 6개월이 걸리지 않았다. 성공 CEO들의 노하우를 적극 접목한 덕이다. 현재 월 매출은 5000만원 선. 직원들에게 책임만을 강요하는 여느 사장들과 달리, 서상규 사장은 직책에 맞는 권한을 주고, 책임 대신 ‘목표’를 부여했다.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목표 달성을 위해 직원들이 능동적으로 움직이도록 한 것이다. 점장에게는 인건비, 직원 관리, 서비스 목표를 부여했다. 인건비 목표란 매출액 대비 25%로 정해놓은 인건비 비율을 유지하는 것이다.

매출이 떨어지면 인건비 비율이 높아지므로, 점장은 인건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더 열심히 일하게 된다는 논리다. 이를 위해 아르바이트 채용 권한을 일임하는 ‘직원 관리 목표’와 서비스 메뉴를 한 달 50만원가량 제공하는 ‘서비스 목표’도 함께 줬다.

주방 살림 역시 조리실장에게 36%의 식재료비 목표를 정해 맡겼다. 식재료 발주 역시 조리실장의 업무다. 이렇게 직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목표를 달성하면 맛, 서비스 등이 최적의 상태로 운영되는 셈이다.

물론 서 사장도 데이터에 기초한 분석 자료로 영업 방침을 제시한다. 그는 매월 매출분석을 하는 것은 물론 연간 추이를 살펴 이듬해 매장 운영에 적용하고 있다. 올 들어 그가 새롭게 시도하는 것은 ‘새벽 5시까지 영업’과 ‘일요 휴무’.

“지난해 7, 8월 운영시간을 오후 5시~새벽 5시로 한 시간 늦춰 운영했습니다. 7월 2%던 새벽 4시 이후 매출이 8월에는 6%로 훌쩍 뛰더군요. 단기간이지만 하절기 심야 유동인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올해부터는 하절기(5~10월) 운영 시간을 5시로 연장했습니다.”

일요 휴무 역시 철저히 시험 운영 데이터를 토대로 결정한 일이다. 지난해 일요일 평균 매출은 평일 절반 수준인 90만원대다. 인근 가락시장 휴무 영향이다. 매출은 반으로 떨어지지만 경비와 인력 소모는 평일과 같다. 매출 대비 손익계산을 따져보니 일요일 영업을 쉬었을 때 오히려 6만6541원이 이득이었다.

물론 매장 영업은 단순 손익계산만으로 따질 수 없다. 일요 휴무 영업 지속성이 흐트러지는 데 따른 타격을 고려해야 한다. 그는 지난 1, 2월 두 달간 일요일 고객이 평일 고객으로 연계되는지를 살펴 영향이 없음을 확인한 후 휴무를 시행했다.

그는 “점포 발전을 위해서는 사장이 자신을 깨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직원 관리며 데이터 분석이며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는 것이 의외로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이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직원과 신뢰관계가 생기고, 성공 점포로 갈 수 있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블랙야크’ 안산점 | 이현종씨

이현종(50)씨는 창업 5년차인 베테랑이다. 취미인 ‘등산’을 창업에 접목해 성공, 16평 점포에서 월 매출 3000만원을 올리고 있다. 대기업 자동차 계열사에서 18년간 근무하던 이 사장은 1억2000만원을 들여 등산용품 전문점을 차렸다. 평소 등산이 취미라 적성에 맞는 데다, 큰 욕심 없이 ‘못 팔면 내가 쓴다’는 생각으로 창업을 결심했다.

등산용품 전문점은 손님들이 찾아오는 업종이다. 손님층이 따로 있고, 필요에 따라 구매가 이뤄지는 특성이 있다. 전문용품이기 때문에 일반 상품 판매와는 다르다. 전문가 손님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점주 역시 전문가 못지 않은 정확한 지식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는 창업 직후인 2003년부터 한국등산학교에 입학해 전문성을 키웠다. 한국등산학교는 등산 장비 사용법부터 야영법, 매듭법, 응급처치 같은 등산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가르치는 곳이다. 정규반, 암벽반, 빙벽반 등 세 코스로 교육이 진행된다.

이 사장은 먼저 6주 코스 정규반 과정을 수료했다. 그간 등산 경험으로 쌓아온 지식을 교육 과정에 따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정확한 이론으로 무장했다. 정규반 수료 후 고객 응대가 수월해진 것은 당연지사. 뒤이어 2005년에는 빙벽반과 암벽반까지 수료해 전문성을 높였다.

그의 판매 노하우 역시 이러한 전문성에서 비롯된다. 등산용품은 기호상품이 아닌 ‘필요상품’이다. 그는 화려한 언변으로 고가의 용품 구매를 유도하기보다 해당 상품이 어떤 구실을 하며 어떤 상황에서 기능을 발휘하는지를 정확히 설명한다.

겨울산 등반, 초보 산행, 야간 산행 같은 손님들 산행 계획에 맞춰 필요한 용품을 알려주고, 손님들이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고 사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매장 중앙 진열대에는 밧줄 매듭이 하나 묶여 있다. 근교 산을 오르는 손님들을 위해 만들어놓은 것이다. 근교 산에는 암릉(산 꼭대기에 있는 돌릉)이 많다.

이런 곳은 올라가기는 쉽지만 높이 때문에 내려오기가 힘들어 자일(등산용 밧줄)을 사서 가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러나 정작 자일 매듭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어, 이 사장은 손님들에게 매듭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용품의 기능을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 원료나 재질에 대한 공부도 잊지 않는다. 최근에는 특히 인터넷이나 대형 마트에서 저가형 등산 의류를 보고 온 손님들이 티셔츠 한 장에 7만~8만원하는 매장 가격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럴 땐 이렇게 답한다.

“등산용 티셔츠는 신속한 땀 배출을 위해 실을 꼬아 직조한 것이죠. 이렇게 해야 땀을 흡수하고 배출하는 과정에서 체온을 빼앗기지 않죠. 체온 유지가 중요한 등산에서 핵심적인 기능입니다.”

할인마트에서 판매하는 1만~2만원짜리 저가 의류는 이런 기능성이 없으며, 면이나 나일론만으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그는 점주가 이런 차이를 정확하게 알고 말해줄 수 있어야 손님들이 물건을 사가게 된다고 강조했다.

창업 5년째를 맞은 그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등산용품 전문점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등산 시장이 커지며 수요도 늘어났지만, 대부분 반영구 상품이기 때문에 구매력은 크게 늘지 않았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점포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다 보니 시장이 불안정한 상태라는 설명이다. 그는 “등산 관련 지식이 없는 초보 점주들이 트렌드에 편승해 창업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원대구탕' 강남점 박흥순씨.(왼쪽) '에코미스트' 동대문점 장세룡씨.(오른쪽)

‘원대구탕’강남점 | 박흥순씨

박흥순(50)씨는 월 평균 매출 5000만원 이상을 올리는 원대구탕 선릉점과 강남점 대표다. 회사를 나와 2004년 선릉역 인근에 대구탕 전문점을 오픈해 성공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창업자금 5억원을 들여 서울 강남분점까지 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대구탕은 짧은 점심시간 동안 식사와 해장을 함께해야 하는 직장인들에게 적합한 메뉴다. 해장국처럼 흔하지 않으면서 가격도 5000원으로 적당한 것이 장점. 미리 끓여놓고 주문 후 담아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점심때 몰려드는 고객을 받아내기에도 문제가 없다.

선릉점은 20평 규모 소형 매장에서 하루 매출 170만원을 올리며 탄탄히 자리를 잡았고, 강남점 역시 현재 점심에만 3회전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창업 후 2년 만에 두 개 점포를 거느린 ‘사장님’으로 변신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그는 첫째로 ‘메뉴 차별화’를 꼽는다. 기본 메뉴의 차별성은 물론 경쟁력 있는 신메뉴를 개발해 ‘스타 메뉴’를 만드는 것이 비결.

박 사장은 창업 초기 고액을 내고 유명 대구탕 전문점에서 조리법을 배웠지만, 대구 뽈살의 양과 양념, 채소 같은 부재료 배합률을 개발해 독자적인 맛을 탄생시켰다. 원대구탕은 생선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넣는 미나리 같은 채소가 거의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채소를 넣어 함께 끓이다 보면 결국 다른 대구탕집과 같은 맛이 된다는 게 그 이유다. 박 사장은 ‘그 집’하면 떠오르는 ‘그 맛’이 있어야 한다는 고집으로 핵심 메뉴인 대구탕 맛을 처음과 똑같이 유지하고 있다.

변화하는 고객 입맛은 신메뉴 개발로 맞춘다. 지난해 3개월에 걸쳐 개발한 ‘대보탕’은 현재 강남점 최고 인기 메뉴. 목살, 고니, 알, 몸통 살 같은 대구의 모든 부위를 사용해 진한 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 2인 기준 2만3000원으로 고가 메뉴지만, 대구탕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점보 계란말이도 효자 메뉴다. 계란말이는 3명 중 1명은 먹을 정도로 선호도가 높은 메뉴다. 5000원으로 대구탕과 같은 가격이지만 추가 주문율이 높아 객단가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두 번째 비결은 ‘철저한 준비와 열의’다. 준비 없는 열의는 아무 소용없다는 것이 그의 신념. 박 사장은 선릉점과 강남점 인테리어를 모두 직접 했다.

공사는 전문업자가 했지만 인테리어 책자와 인터넷 자료를 모두 독파해 매장 컨셉트를 정한 이는 바로 그다. 기계 설비부터 그릇 하나까지도 발품을 팔아가며 200개가 넘는 리스트를 만들어 조달했다. 다양한 연령층이 공존하고, 소비 수준도 있는 강남점 상권에 맞춰 고급스럽고 깔끔한 카페형 매장으로 꾸몄다.

이 때문인지 강남점은 현재 주 고객층인 30~40대 외에도 20대 고객 방문율이 30%가 넘는다. 그는 “창업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마진율을 높이려는 잔꾀보다 매출을 올리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정비는 정해져 있어 매출이 오를수록 마진은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이다.

어설프게 마진만 따지다가는 있던 손님들까지 등을 돌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는 덧붙여 “오피스가 영업이라면 회식 모임을 공략한 세트 메뉴 구성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세트 메뉴 판매를 활성화하면 매출 증가는 물론 주문과 메뉴 제공 시간을 20% 이상 줄여 회전율을 높이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는 조언이다.

‘에코미스트’ 동대문점 | 장세룡씨

대기업에서 마케팅 부서에서만 17년을 근무하던 장세룡(48)씨는 경영 여건 악화로 회사를 접으며 창업하게 됐다. 장 사장이 선택한 업종은 천연향 관리업. 관공서나 사무실에서 향 자동분사기를 설치하고 매달 향 압축캔을 교체해 수익을 얻는 사업이다.

시중에서 흔히 접하는 방향제와 달리 천연향을 사용하고, 공업용 LP가스가 아닌 산소로 자동분사하기 때문에 친환경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무점포로 운영돼 창업비가 저렴하다는 것도 강점. 그는 2006년에 1000만원을 들여 에코미스트를 창업했다.

사무직 근무만 하던 사람들은 영업에 대해 막연히 두려움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장 사장은 “초기에는 소개 판매로 자신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저가 화학 향에 길들여진 손님들에게 한 캔에 2만원짜리 천연향을 판매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영업 노하우가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신규 영업에만 매달리기보다 소개 판매로 고정 거래처를 따내 자신감을 얻은 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동업도 괜찮다. 그 역시 창업 한 달이 채 안 돼 OA용품, 프로그램 사업을 하던 지인과 동업했다.

두 업종은 주 거래처가 대형 사무실로 같으면서도 판매 품목이 달라 손님들을 하나로 묶는 효과가 있다. 장 사장은 지난해 동업자 소개로 구청 한 곳과 거래를 터 구청 산하 19개 동의 복지상담실의 향 관리를 하고 있다. 규모가 크지 않아 상담실당 1개씩 공급하고 있지만, 올해 안에 동사무소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거래처는 70여 곳. 이곳에서 매달 5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얻고 있다. 마진율은 50% 정도.

그의 영업 노하우는 공략할 업종별로 ‘원 페이퍼’ 제안서를 만드는 것이다. 병원용은 향보다 항균성을 강조하고, 사람 출입이 많은 관공서는 공기청정 기능을 강조하는 식이다. 기업체를 상대하다 보니 구구절절 설명을 늘어놓다가는 잡상인 취급을 당하기 십상이다.

간단하게 핵심만 제안해 ‘계약을 따낸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일단 거래를 트면 거래처 성향에 맞게 맞춤 컨설팅을 한다. 일반적으로 처음 맡는 향은 진하게 느끼는 경향이 있어, 며칠간 향에 익숙해지는 기간을 두는 것이 좋다. 이후 향 분사시간과 양을 조절해 최적의 맞춤 향을 제공한다.

‘향’은 손님들 감성과 맞닿은 분야다. 처음부터 100점짜리 상품을 판매한다기보다 손님들에게 맞는 향을 컨설팅한다는 쪽으로 영업 전략을 맞추는 것이 좋다. 그는 “공장에서 생산돼 똑같이 공급되는 향이지만, 내 손을 거쳐 새롭게 디자인된 향을 판매한다는 생각으로 임한다”고 말했다.

사계절 향 관리만 고집하지도 않는다. 향기 업종은 여름철이 비수기다. 온도가 높고 땀이 많이 나 향 자체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실제 500만원 이상이던 월 매출도 100만원 이하로 떨어진다.

그는 비수기인 하절기에는 천연해충 관리제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수익을 보충했다. 향은 ‘기호’ 문제지만 해충 관리는 음식점 등의 필수 요소다. 대형 음식점을 공략해 5월부터 10월까지 한시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창업 1년이 지난 지금, 그는 또 다른 영업계획을 세우고 있다. 일단 올해는 관공서 위주로 공략할 계획이다. 비용절감을 강조하는 병원은 신규 거래보다는 기능성을 내세워 기존 제품을 대체하는 쪽으로 영업 전략을 짰다. 특히 병원은 올해부터 추가되는 방역, 소독 서비스와 연계할 생각이다.

‘꼬지필’ 일산 후곡점 | 지준태씨

지준태(46)씨가 일산 후곡동에서 운영하는 닭꼬치구이 전문점은 인근 상권에서 ‘잘나가는 집’으로 꼽히는 곳이다. 카드회사 퇴직 후 1억원으로 창업, 지난 2년간 두 차례 조류독감을 이겨내고 성업 중이다. 월 평균 매출은 2000만원선.

꼬지필 후곡점은 간식 아이템 A급 입지에 위치해 있다. 배후에 아파트 단지가 있는 데다 일산에서 가장 큰 입시학원 두 곳이 바로 옆에 있다. 현재 매장을 찾는 고객은 하루 평균 350명 정도. 이 중 90%가 인근 중·고등학생이다. 학원가다 보니 학교 근처와 달리 방학 때도 영업에 지장이 없다. 주말도 특강반이 있어 괜찮다.

메뉴 가격이 1000~1800원으로 높은 편이지만, 좋은 원료를 쓰고, 맛 차별화를 이뤄 안착에 성공했다. 꼬지필은 닭고기를 갈아 어묵처럼 뭉쳐 쓰는 포장마차 꼬치와 달리 다리살과 가슴살을 그대로 사용해 씹는 맛을 높였다. 생육이 아니라 1차 조리된 원료육을 공급받아 위생 문제도 해결했다.

매일 사 먹는 아이들이 질리지 않도록 타타르, 머스타드 등 다양한 소스를 제공하는 것도 강점. 몇몇 매니어층이 생기면서 학원 단체 간식 주문이 늘어났다. 한번에 50개 이상 주문하는 단체 간식은 매출 상승 외에도 많은 신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전까지 접하지 못했던 아이들까지 맛보게 되면서 순식간에 입소문을 타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입소문 파급 효과가 엄청납니다. 좋은 점, 나쁜 점 가리지 않고 주변에 정보를 전달하기 때문이죠. 이런 생각을 하면 한 명도 허투루 대할 수 없습니다.”

지 사장은 어린 아이들을 깍듯이 ‘고객’으로 대접하는 것은 물론, 아이들의 특성에 맞춰 펀(FUN·재미) 요소를 지속적으로 부여했다. 꼬치구이의 단점인 대기시간도 아이들과의 ‘놀이시간’으로 활용했다. 꼬치구이는 굽거나 튀기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조리시간이 길게는 3분 이상 걸린다. 짧은 시간이지만 활동력 강한 아이들이 지루함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그는 이때 난센스 퀴즈를 내거나 미리 연습해온 개인기를 보여주며 지루함을 덜어준다.

크고 작은 이벤트도 꾸준히 진행한다. 요즘 같은 학기 초에는 새로운 아이들이 오기 때문에 본사 지원으로 자전거 같은 경품을 이벤트 선물로 제공한다. 2~3개월마다 수시로 스크래치 복권이나 ‘데이’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신 메뉴 기준도 철저히 아이들 입맛에 맞췄다. 학생들에게는 맛 못지 않게 양이 중요한 구매 기준이다. 그 두 가지가 어느 정도 충족돼야 구매가 이뤄진다. 이번에 추가한 ‘안심통살텐더롱’은 가격이 1800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꾸준히 팔리고 있다. 기존 꼬치에 10cm 이상 길이를 늘려 양이 푸짐하기 때문이다. 맛도 안심프라이드꼬치와 비슷해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좋다.

인근 고객에게 인정을 받자 아예 매장에 현금을 맡겨두고 아이가 와서 간식을 먹을 때마다 차감해달라는 요청을 하는 주부들도 생겨났다. 어린 학생들은 현금을 들고다니다가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해 3월 초부터는 교통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기계를 도입해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결제가 가능한 신형 교통카드를 사용하는 학생이 적어 아직 효과는 미미하지만 순차적으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카페 띠아모’ 거여점 | 성윤재씨

카페 띠아모 거여점은 오픈 5개월째를 맞는 새내기 매장이다. 상권이 좋지 않아 초기 정착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현재 22평 매장에서 월 매출 1800만원을 올리고 있다.

아이스크림은 은퇴 후 영업 1순위로 고려하는 아이템 중 하나다. 음식점처럼 조리가 필요없고 깨끗하고 깔끔하게 관리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70%대로 높은 마진율도 장점. 그러나 성수기와 겨울철 비수기 매출 편차가 커 안정적인 운영에는 어려움이 있다. 카페 띠아모는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기본으로 커피와 샌드위치까지 판매하는 복합형 매장이다.

여름에는 아이스크림을, 겨울에는 커피를 메인 메뉴로 내세워 사계절 고른 매출을 올리는 것이 특징이다. 평소 은퇴 후 카페 운영의 꿈을 갖고 있던 성윤재(46)씨는 18년간의 대기업 근무 경력을 뒤로하고, 지난해 12월 카페 띠아모 매장을 열었다. 창업에 들인 비용은 2억3000여만원.

거여점이 일찍 자리를 잡을 수 있던 데는 고급스러운 매장 컨셉트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의 힘이 크다. 현재 거여역 인근은 기존 서민 고객층과 송파신도시, 마천뉴타운 발표로 전입한 구매력 있는 고객층이 섞여 있는 상태다.

기존 상권만으로는 객단가 5000원 이상인 아이스크림 카페가 자리 잡기 힘들지만, 지난해부터 전입자가 늘어나며 무리 없이 안착했다. 여기에 1000원대 샌드위치 등 부가 메뉴로 기존 고객층까지 끌어들여 현재는 고객 재방문율이 90%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성 사장은 또 “매장 컨셉트를 확실히 잡아 정체성을 일찍 찾은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한다. 여러 메뉴를 판매하는 복합형 매장은 매장 컨셉트에 따라 매출 변동이 있다. 밝게만 꾸미면 커피나 차를 마시러 오는 30대 이상 고객을 놓칠 수 있고, 카페 분위기만 강조하면 샌드위치나 아이스크림 메뉴 판매량이 떨어진다. 그는 매장 컨셉트를 ‘카페’로 잡고, 조도와 음악으로 매장 분위기에 변화를 줘 이를 보완했다.

매장 인테리어 시점부터 간접등을 2배 이상 늘리고, 스피커도 음질이 좋은 것으로 선별해 설치했다.

차 마시는 30대 이상 성인 고객이 많은 낮 시간대는 조도를 낮춰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아이스크림 판매나 단체 고객 비율이 높은 주말 낮에는 반대로 매장 조도를 최대한 높인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낮 시간대나 궂은 날씨에는 따뜻한 분위기를 내는 올드팝을 선곡하고, 중·고등학생들이 많이 오는 하교 시간에는 인터넷으로 가요 빌보드 차트 순위에 있는 인기가요를 틀어 캐주얼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물론 스피커 간 밸런스를 맞추는 것도 잊지 않았다.

“카페나 음식점에 갔을 때 스피커 아래 좌석에 앉았다가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자리를 옮긴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이는 사방에 설치된 스피커의 밸런스를 맞추지 않았기 때문이죠. 사소한 부분이지만 고객들이 느끼는 차이는 매우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성 사장은 ‘장사는 흐르는 물’이라고 정의했다. 항상 변수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주인은 항상 그 안에 서서 물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잘 가고 있는지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창업 전 많은 준비를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시행착오를 겪는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주순구 이데일리 창업전문기자 [flowerrn@naver.com]

<이코노미스트 8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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