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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벡, 연세대 6번 김혁 찍었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4면

연세대가 6년 만에 전국축구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24일 제주 한림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험멜코리아 봄철대학축구연맹전 결승전에서 연세대는 중앙대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8-7로 이겨 우승컵을 안았다. 2001년 김용대와 조병국(이상 성남)을 앞세워 가을철 대학연맹전 우승을 한 뒤 6년 만이다.

연세대는 잘 짜인 조직력으로 시종 중앙대를 압박했다. 후반 10분 조용태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슬라이딩으로 밀어넣은 볼이 골대를 맞고 나와 선제골 기회를 놓쳤으나 4분 뒤 수비수 김혁이 아크 정면 25m 지점에서 그림 같은 장거리 슛을 꽂아넣었다.

유망주를 점검하기 위해 제주까지 와서 경기를 관전하던 핌 베어벡 국가대표 감독의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연세대 6번'을 확인하는 모습이 보였다.

중앙대의 저력도 만만찮았다. 패색이 짙던 후반 40분 이남용의 중거리슛이 골키퍼 손을 맞고 네트에 꽂혔다. 기사회생한 중앙대는 연장에서는 오히려 연세대를 몰아붙였다. 연세대는 연장 후반이 끝날 무렵 승부차기 방어에 뛰어난 1학년 골키퍼 김다솔을 준비시켰다.

승부차기에서 김다솔은 중앙대 2번 키커 이남용의 킥을 막아냈지만 연세대는 3번 김동민의 슛이 골대를 맞고 나왔다. 승부는 9번째 키커까지 이어졌고, 결국 김다솔이 중앙대 9번 키커 신경모의 슛을 막아내 피 말리는 승부를 끝냈다. 연세대 신재흠 감독은 "선수들이 대회 중간에 자진해 머리를 깎을 정도로 우승에 대한 열망이 컸다. 이번 우승을 계기로 전통 명문의 자존심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베어벡 감독은 후반이 끝난 뒤 서울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자리를 떴다. '눈에 들어오는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봐둔 선수가 있긴 하지만 지금 말해줄 수는 없다"고 했다.

제주=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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