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인구(분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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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900년대초 일본의 인구조사당국이 한민족의 인구증가율을 역으로 환산해 추정한 인구수를 보면 서력기원초인 삼한시대의 인구는 약4백82만명,7세기중엽 통일신라시대를 전후한 시기의 인구는 약6백75만명이었다.
조선조에 들어와 공식적으로 실시된 호구조사에 의한 인구는 그보다 약1천년전의 인구와 비슷하다. 1600년대의 인구가 약 6백만명,1700년대의 인구가 약 7백만명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조선시대의 인구통계는 주민의 자발적인 신고를 기초로한 것이어서 군역기피나 조공 및 부역회피를 위한 허위신고가 많아 실제 인구는 이보다 훨씬 많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1906년 호구조사에 의한 인구가 약5백80만명인데 비해 일본의 경무고문부가 조사한 인구는 1천3백만명에 이르고 있음을 감안하면 그 차이가 얼마나 심한지를 엿볼수 있다.
90년 현재 남북한 합친 인구는 약 6천4백여만명이니 한민족의 인구는 80여년만에 무려 다섯배가 늘어난 셈이다.
유엔인구활동기금(UNPFA)이 최근 발간한 『세계인구현황』에 의하면 지금과 같은 인구증가추세가 계속될 경우 2050년에 이르러 전세계인구는 드디어 1백억명을 돌파할 것이며,남북한을 합친 인구는 8천4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물론 이같은 추산은 현재 남북한의 인구증가율을 따로 계산해 산출한 것이다. 즉 90∼95년 사이의 남한 인구증가율 0.9%,북한 인구증가율 1.9%를 그대로 계산해 적용한 것인데,만약 그안에 통일이 되는 경우 그 숫자가 얼마나 달라질는지가 우리의 관심사다.
얼마전까지 인구억제정책을 펴왔던 북한이 지금에 와선 인구증가에 방임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남한의 신생아 성비에서 남자쪽이 훨씬 높아 현재 국민학생의 여학생대 남학생 비율이 1백대 1백10에 이르고 있다는 것 따위가 통일이후의 한민족 인구증가 추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가령 통일이 안될 경우 짝을 찾지 못할는지도 모를 남한의 총각들은 통일이 되는 경우 그 상당수가 북한여성을 짝으로 맞게 될 것이다.<정규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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