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편형 족|변형심해 아플 땐 아치받침으로 교정|채인정<고대의대 여주 의료원장·정형외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필자도 한눈에 알아볼 만큼 유명했던 육상선수가 얼마 전 세 살 된 아들을 진찰실에 데리고 와『제가 육상선수 생활을 해 발의 구조에 대해 상식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녀석의 발이 아무래도 비정상적으로 편평한 것 같다』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사람의 발을 옆면에서 보면 발뒤꿈치와 발가락 부분은 땅에 닿고 그 사이의 부분은「아치」를 이뤄 지면에서 뜨게돼 있는데 이런 형태는 보행 때의 충격이나 울림이 몸으로 전달되는 것을 극소화한다. 발의 발육과정상 유아에서는 발바닥에 지방이 많기 때문에「아치」가 나타나지 않다가 걷기 시작하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해 대개 5∼6세에 아치가 이룩되나 때로는 7∼10세 이후로까지 지연되는 경우도 있다. 이 발의 아치가 내려앉아 발바닥이 편평하게 되는 변형을「편평족」이라고 한다.
편평족은 그 분류가 다양하나 아치가 유연한지, 강성인지의 여부와 발목을 바깥쪽으로 회전시키는 근육의 경축 유무에 따라 나누는 방법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중 아치가 강성인 형태는 발의 염증이나 류머티스 성 관절염 혹은 외상에 의해 생기거나 발의 뼈가 선천적으로 기형인 경우에 생기고, 치료 또한 상당히 어려우나 다행히 이런 경우는 많지 않다. 가장 흔한 것이 아치가 유연한 형태로 근육의 경축과 증상이 없는 것이 보통이지만 청년기가지나 동통을 호소하는 수가 있다.
어릴 때는 변형이 심하지 않고 증상이 없으면 치료가 필요치 않으며 중등도내지 심한 변형이 있는 경우 구두의 발뒤꿈치 안쪽을 3㎜정도 높여주거나「아치 방침」등으로 교정할 수도 있다.
어른의 경우에도 변형이 심하지 않고 증상도 없으면 치료가 필요 없고 변형이심하고 진행되거나 족부 관절에 퇴행성 변화가 와 동통이 있거나 신경계통의 이상으로 근육에 불균형이 있는 경우 수술이 필요하다. 이런 경우는 비교적 드물다.
그 육상선수 아들은 방사선검사와 이학적 검사를 해본 결과 아치가 유연한 형태고 변형도 심하지 않았다. 이런 형태의 편평족을 갖고 있으면서도 세계적인 기록을 세운 몇몇 육상선수들의 예를 들려주고 그 선수는 비로소 안심하며 아들의 손을 잡고 진찰실을 나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