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단발성 수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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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40대후 반의 주부가 진찰실에 찾아와『최근 수공예를 시작했는데 몇 주일 전부터 손가락이 아프더니 이제는 움직이면 결리기까지 하며 펴기가 힘들다』고 호소했다.
이 주부처럼 손가락의 굴곡운동이 제한되고, 손가락을 능동적 또는 수동적으로 굴곡 시켜 보면 일정한 각도를 지날 때 마치 방아쇠를 당기는 것처럼「탄발음」을 느끼게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탄발성 수지」라고 한다.
탄발성 수지는 손가락을 구부리는 부위의 건초(손발의 근육을 싸고있는 조직)에 협착이 생기고 근육에 결절이 생겨 근육의 원활한 운동이 방해받게 됨으로써 발생한다. 때로는 손가락의 운동 시 통증을 느끼는 작은 멍울이 만져지기도 한다. 원래 문제를 일으키는 부위는 손바닥의 뼈와 손가락의 뼈가 만나는 관절부위이지만 환자들이 느끼기에는 흡사 손가락의 관절부위에서 걸리는 것같이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또 통증이 없는 것이 보통이나 때로는 통증이 심한 경우도 있다.
탄발성 수지는 류머티스에 의해 건초막이 부어서 상대적으로 근육의 운동이 제한 받아 생기는 경우가 가장 많은데 여자들에게 흔하다.
또 넷째 손가락에 빈발하며 여러 손가락이 한꺼번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그 외에 운전·육상·공구를 많이 사용하는 등 직업적인 경우나 집안 일로 손가락의 운동을 많이 해 발생한다.
해당 손가락을 석고부목 등으로 몇 주일간 고정하거나 1∼2회 부신피질 제제를 국소에 주사하는 등의 보전적 요법을 시도하나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재발하는 경우는 수술을 시행해 문제의 관절부위에 약2cm정도의 피부절개를 하고 건초를 절개하거나 일부분을 제거해 근육이 원활히 움직일 수 있도록 넓혀준다. 앞의 주부환자는 다행히 부신피질 제제를 두 번 국소에 주사한 후 차도를 보였다. 배인정<고대의대 여주 의료원장 정형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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