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대비 노사분규로 "몸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최근 의류·신발 등 노동집약적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한 많은 중소 기업들이 경영악화와 수줄·내수판매 부진 등으로 속속 부도를 내거나 도산하면서 이에 따른 임금체불이 급증, 노사분규의 또 다른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노동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전국의 체임업체는 모두 1백46개 업체로 2만7백12명의 근로자들이 2백34억6천9백만 원의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9개 업체, 94억1천7백만 원에 비해 업체 수로는 약6배, 금액으로는 약2·3배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체불임금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노사분규도 크게 늘어 이날까지 전체 분규 발생건수(42건)의 43%인 18건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중에는 임금체불로 인한 분규가 전체 분규 발생건수 61건 가운데 단 1건에 불과했었다.
현재 체불업체 가운데는 제조업체가 1백15개(1백95억3천7백만 원)로 전체의 78·7%를 차지하고 있으며 업종별로는 신발·전자·섬유가 대종을 이루고 있는데 마산의 대한광학, 구미의 한국산우드 등 일부 기업의 경우 이로 인해 심각한 분규를 겪고 있다.
노동부는 체임관련 분규는 생계문제가 직접 걸려있어 악성으로 치닫기 쉽다는 점에서 다른 유형의 분규에 앞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한다는 방침 하에 체임업체에 대한 금융지원· 채권확보지도 등과 함께 임금체불 후 도피하거나 청산의지가 없는 사업주에 대해서는 전원 구속하는 등 엄중 사법 조치하고 있으나 기업 측 사정이 어려워 해결의 실마리를 쉽게 찾지 못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