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북한통치 본격화/원수칭호 부여 어떻게 봐야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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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권력이양 앞두고 군 완전장악/원로 8명 승진… 반발무마 포석
북한이 김정일 비서에게 「원수」칭호를 부여한 것은 그가 군의 실권을 장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21일의 「중대발표」는 김비서와 오진우 인민무력부장에게 원수칭호를,최광 총참모장 등 대장 8명에게 차수칭호를 각각 부여함으로써 지난해 12월말 김비서가 총사령관으로 취임하고 금년 4월 김일성 주석이 대원수로 추대된데 따른 군계급구조의 정리를 끝냈다.
북한군의 장성서열은 그동안 소장→중장→상장→대장→차수→원수 등 6개 계급으로 이뤄졌는데 최근 김일성주석이 대원수로 추대돼 하나가 더 늘어났다.
김비서가 원수칭호를 받으리라는 것은 그가 총사령관으로 임명된후 예견돼왔고,특히 지난 13일 김주석에 대한 대원수 추대후에는 시일만 남겨놓은 것으로 간주됐었다.
권력계승을 염두에 두고 있는 김주석의 입장에서는 김비서가 군을 제대로 장악하는게 필수적 과제였다.
이의 일환으로 김주석은 지난해 12월말 김비서에게 총사령관 지위를 넘겨주었는데,그 당시는 김주석이 원수였기 때문에 계급까지는 주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군에서 지위에 따른 계급이 없는 것은 있을 수 없는데다 김주석의 「권위」는 계속 유지한다는 차원에서 「김주석=대원수,김비서=원수」라는 계급구조로 낙착을 본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면서 오진우도 함께 원수로 승진시킨 것은 군원로에 대한 예우라는 모양을 갖추면서 혹시 있을수도 있는 군내부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최광등 빨찌산출신 대장들을 차수로 임명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또한 북한사회체제의 한 특성인 「노·장·청결합」이라는 측면에서도 해석이 가능하며 김비서의 군통솔에 대해 있을지도 모르는 내부동요를 군원로의 비호로 억누르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김비서는 원수계급을 부여받음으로써 명실상부하게 군을 통제할 수 있게됐다.
물론 아직까지 당군사위원회 위원장·국가기관상의 국방위원장 자리를 김주석이 갖고있어 군을 완전히 지배할 수 있는 위치에는 있지 못하다.
그러나 정치국 상무위원,당군사위원회 위원에다 원수로서 총사령관이라는 지위는 군을 사실상 지배·통제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안희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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