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박위원 심야 극비 회동 눈길/민정계 단일화 가닥 금명간 결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JP 친YS아니고 아직 관망” 주장 반YS계/친김 민정계도 모임 공개적 세규합 YS계
민자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정국이 고비를 맞고 있다. 12일의 수뇌부 골프회동 및 김종필·박태준 최고위원의 극비회동에 이어 13일 김최고위원·박철언 의원의 접촉과 민정계 7인 중진협이 잇따라 열려 민정계 후보단일화 여부에 대한 가닥이 금명 잡혀질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YS진영 사령탑안 박태준 최고위원이 당수뇌부 골프회동 직후인 12일 저녁 공화계 김종필 최고위원과 장시간에 걸친 「심야극비회동」을 가져 회동내용에 당내외 관심이 집중.
골프모임을 끝내고 이날 오후 5시50분쯤 북아현동 자택으로 귀가한 박최고위원은 6시20분쯤 자신의 그랜저승용차가 아닌 소나타승용차를 이용,행처를 밝히지 않은채 출타했는데 이날 저녁 7시30분부터 9시50분까지 2시간20분동안 성북동 모처에서 김최고위원과 극비 회동한 것으로 확인.
그러나 김·박 두최고위원측은 이날 심야회동에서 서로의 입장과 의중을 허심탄회하게 교환했으며 「경선구도」에 대한 밀도있는 의견조율이 있었다는 후문.
이와 관련 양최고위원의 회동에 깊이 간여한 박최고측의 한 소식통은 『JP는 자신의 입장이 최근 언론에 보도되는 것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박최고위원에 전달했으며 어느쪽을 지지해야할지를 놓고 현재 면밀히 관망중에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안다』고 주장.
이 소식통은 특히 『JP가 박최고위원의 출마포기를 권유하거나 노대통령의 뜻을 빌려 특정인 출마배제와 같은 구체적인 언급을 일체하지 않았다』며 후보사전조정역할을 부인. 그는 『JP는 오히려 반김 진영에서 추진하고 있는 민정계 후보단일화에 깊은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안다』고 JP의 중립적 입장을 강조.
이같은 분위기속에 김·박 두최고위원측은 『JP는 승산있는 쪽을 택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으며 결국 세대결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위를 확보하는 쪽과 손을 잡는 현실적 선택할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JP의 이런 의중이 박최고위원에게도 전달됐을 것』으로 관측.
이날 회동이 끝난후 오후 10시20분쯤 청구동 자택에 귀가한 김최고위원은 박최고위원의 회동사실을 일체 부인하면서 『YS쪽으로 후보조정을 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마음대로 전제를 설정하지 말라』며 자신의 입장표명을 유보.
김최고위원은 박최고위원의 출마포기설과 관련,『누가 그런 얘기를 만들어 내느냐』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구체적 언급을 회피했는데 기자들의 질문이 계속되자 『나는 해야 할 일을 조용히 하고 있을뿐』이라고만 답변.
○…12일 당수뇌부 골프회동이후 잠적해 시선을 모았던 김종필 최고위원은 박최고위원과의 회동 등에 대해 함구한채 13일 오전까지 보도진접촉을 회피.
13일 아침 청구동 자택에서 전날밤 상도동에서 김대표를 만났던 황명수 의원이 김최고위원을 만나고 가 주변에서는 『김대표가 김­박최고위원 회동의 결과를 탐문하러 황의원을 보냈을 것』이라는 추측.
○…이에 앞서 반김 진영은 주말과 11·12일 이틀에 걸쳐 박태준­이종찬,박태준­박철언,박태준­김복동 당선자가 연쇄접촉을 갖은데 이어 12일 저녁에는 이종찬­박철언 의원이 개별 접촉을 갖는등 후보단일화를 위한 막바지 절충 작업을 계속.
박철언 의원은 13일 7인 「중진협」 6차 모임에 앞서 김종필 최고위원을 비롯,이한동·박준병 의원 등과도 개별접촉을 시도하는등 분주한 행보를 계속.
박최고위원과 반김 진영 핵심 멤버들과의 연쇄접촉에서는 친김 진영의 세몰이에 맞서기 위해 박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반김 진영의 결속·단합의 필요성과 후보단일화의 조기매듭 방안들이 집중 논의됐으며 특히 경선출마를 한때 검토한 바 있는 김복동씨도 후보단일화의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져 반김 진영의 결속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최고위원과 접촉한 인사들은 한결같이 『박최고위원이 주말 연쇄접촉을 통해 자신의 거취에 대한 결심을 굳힌 것 같다』면서 『완전 자유경선원칙 표명에도 불구,자신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에 결연히 대처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경선출마쪽에 비중을 두는 모습.
이와 관련 박최고위원의 한 핵심측근은 『13일 모임에서 민정계 중진들의 의견이 박최고위원 출마쪽으로 가닥이 잡히면 박최고위원은 이를 기꺼이 수용할 태세』라면서 『다만 후보 단일화에 대한 내부의견 정리를 위해 하루 이틀 늦어질 수도 있다』며 15일까지는 분명한 입장표명이 있을 것으로 예고.
○…13일 오후 7인중진협의체 모임을 앞두고 이종찬 의원은 박최고위원의 출마여부를 주시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출마선언 준비에 돌입.
이의원은 『단일화 시한인 15일이 다가오는데 구체적인 결론을 내려야지 더이상(협의체를) 질질 끌 수는 없다』고 단호한 입장.
이의원은 노대통령­김대표­김최고위원의 접촉과정에서 등장한 『경선이 당의 화합을 깨서는 안된다』는 지적에 대해 『부질없는 인신공격이나 감정대결이라면 화합을 깨는 것이지만 건전한 정책대결이라면 진정한 자유경선이 되는 것』이라고 피력.
이의원은 박최고위원에 대한 「출마포기압력」설에 대해 『출마희망자들끼리 서로의 장점과 단점을 서로 조정하는 식으로 대화를 할 수는 있어도 인위적인 출마포기 공세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
이의원은 JP의 친YS선회설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JP의 진의를 파악하느라 12일 오전에도 공화계 중진인사와 접촉.
○…그동안 수면하 활동에 주력해왔던 친김 선봉인 김윤환 의원이 13일 낮 호텔신라에서 민정계의 친YS계 위원장 14명을 소집,공개적인 규합모임을 재개.
이날 모임에선 12일의 수뇌부 골프회동을 전후해 반김 진영이 위축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김대표 지지 분위기의 확산과 관망파 끌어들이기에 주력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모임에선 이번 주말쯤 김대표 후보등록을 위한 추진위의 구성과 대의원 서명작업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문일현·전영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