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중 첫 4·19 기념식 참석한 노 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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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혁명에서 희생된 영령을 추모하기 위한 음악회가 강북문화원 주최로 19일 서울 수유동 국립 4.19 민주묘지에서 열렸다.김상선 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재임 중 처음으로 4.19 혁명 기념식에 참석했다. 재임 중인 대통령이 4.19 기념식에 참석한 건 2000년 김대중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노 대통령은 19일 오전 서울 수유동 국립 4.19 민주묘지에서 한 기념사에서 참석 이유를 밝혔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4.19가 되면 기념식과 별도로 아침 참배만 했다"며 "4.19의 역사적 의의에 비춰 이상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관행으로만 알고 몇 해를 그렇게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유가족 대표로부터 기념식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보니 그동안 정통성 없는 정권이 해 오던 관행을 생각 없이 따라해 왔던 일이 무척 부끄럽고 미안했다"고 했다. 유족들을 향해 "너그럽게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4.19를 5.16과 대비하며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4.19 혁명은 승리의 역사다. 안타깝게도 4.19혁명의 승리가 1년여 만에 5.16 군사 쿠데타로 짓밟히고 말았다. 민주주의도 짓밟혔다. 이후 30년 동안 5.16 쿠데타는 '혁명'으로 부르고, 4.19 혁명은 '의거'로 낮춰 부르는 세월을 보내야 했다. 1993년이 돼서야 4.19는 다시 혁명으로 정당한 평가를 받게 됐다"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19일 서울 수유동 국립 4.19 민주묘지에서 열린 ‘4.19 혁명 기념식’에 참석해 분향하고 있다.안성식 기자

노 대통령은 기념사 말미에 "아직 민주주의는 완성되지 않았다"며 "보다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해 관용과 책임의 정치 문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협력의 수준을 연정, 대연정이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며 "타협이 되지 않는 일은 규칙으로 승부하고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고 했다. "승자에게 확실한 권한을 부여해 책임 있게 일하고 선거에서는 확실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도 했다.

노 대통령은 2005년 7월 "여소야대 구조에서 대통령이 책임지고 국정을 끌어갈 수 없다"며 연정론을 주장했었다.

박승희 기자 <pmaster@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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